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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전쟁기념관(나들이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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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전쟁기념관(나들이 학습)

입력
1998.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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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는 외침 이겨낸 ‘조상의 슬기’ 한자리에TV에 전투기가 날아가고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는 장면이 나오면 아이들은 신이 난다. 전자오락 비디오로만 전쟁을 체험한 어린이에게 전쟁의 비참함과 폭력성을 알려주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전쟁과 관련된 각종 유물과 모형 영상물등이 전시돼 있는 전쟁기념관은 전쟁을 구체적으로 일러줄 수 있는 좋은 장소.

서울 용산구 용산동 옛 육군본부자리에 위치한 이 곳에서 유난히 전쟁이 많았던 우리 역사의 흐름을 익힐 수도 있다.

육군사관학교 전사학과 정토웅교수는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외침이 많았다. 스스로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일단 전쟁이 나면 끈질기게 싸웠던 사실을 통해 평화를 사랑하고 저항정신을 지닌 우리 민족성을 잘 알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 유달리 성이 많은 점도 우리의 전투관을 잘 드러내준다. 외적이 침입하면 성으로 들어가 적이 물러날 때까지 끈기있게 기다리며 싸웠던 것.

들을 깨끗이 치우고 성안에 들어간다는 뜻의 「청야입보(淸野入堡)」는 외적에게 양식을 남기지 않아 스스로 물러나게 했던 전술에서 비롯된 말. 우리가 전투를 방어적 입장에서만 치렀음은 무기에서도 잘 드러난다. 적을 직접적으로 살상하는 칼보다 적의 접근을 막는 활을 주로 사용했다. 조선시대 사용된 마름쇠는 성에 가까이 접근한 적을 물리치기 위해 고안한 무기. 못처럼 생긴 장애물을 땅에 박아둬 말과 군사가 지나가지 못하게 한 것.

정교수는 『우리 민족은 호전적이지는 않지만 전쟁을 했다 하면 잘 했다』고 말한다. 호국추모실에는 30번이 넘는 외침이 있을 때마다 백성이 스스로 무기를 잡고 게릴라전으로 적을 물리쳤던 사실이 유물로 전시돼 있다. 전쟁의 비참함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은 한국전쟁실. 같은 민족끼리 싸우면서 모두 200만∼300만명이 죽는 엄청난 희생을 치렀다는 사실과 함께 평화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할 가치임을 자녀에게 일러주도록 한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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