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양도 10년동안은 인근서 동종영업 못해박모씨는 지난해 10월 김모씨가 운영하던 서울 강북구 미아동 제과점을 권리금 7,000만원을 포함, 2억원에 인수했다. 가게의 위치가 좋고 단골손님도 꽤 많은 편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처음엔 장사가 조금 되는가 싶더니 올해초부터는 손님이 뚝 끊기기 시작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전 주인 김씨가 이 가게로부터 300m가량 떨어진 지점에 유사한 상호의 제과점을 내 단골손님들을 모두 끌어갔던 것. 박씨는 『김씨가 인근에 유사상호로 새 가게를 낸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매매계약 취소를 요구했다. 과연 박씨는 매매계약 취소를 요구할 권리가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김씨는 「어떤 지역내에서, 언제까지」제과점을 다시 하면 안되는 것일까.
권리금은 점포의 임대나 매매에 부수해서 그 부동산이 갖고 있는 특수한 장소의 이익 대가로 지급되는 돈. 다시 말하면 가게를 파는 사람이 확보해둔 기존 고객과 거래선에 대한 보상이다.
그렇지만 권리금 수수는 전적으로 관행에 의존하고 있을 뿐 이에 관한 법률규정이나 관례상의 준칙도 없는 실정이다.
다만 상법은 영업양도인의 「경업(競業)금지」조항을 둬 박씨의 행위와 같은 불공정 영업행위를 규제하고 있다. 상법 41조는 영업을 양도한 경우 다른 약정이 없으면 양도인은 10년간 동일한 시·도·읍·면은 물론 인접한 시·도·읍·면에 같은 업종의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만약 동종업종을 하지 않기로 약정했을 경우에는 20년간 양수인의 영업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박씨의 경우 김씨를 상대로 한 매매계약 취소청구소송을 법원에 제기한다면 상법상 불법행위를 이유로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이영태 기자>이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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