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부자농촌’ 꿈이 영근다/엄주섭 단해회장 ‘농촌살리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부자농촌’ 꿈이 영근다/엄주섭 단해회장 ‘농촌살리기’

입력
1998.06.15 00:00
0 0

◎추풍령 오지에 농장 만들고… 공장 짓고…/사과 등 과실수 7,000그루 심고/자동화부품공장 수출로 달러벌이중견기업의 활동영역이 농촌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엄주섭(嚴周燮·64) (주)단해 회장이 충북 영동군 추풍령에서 농촌개발사업에 나서고 있는 것을 시발로 중견기업들의 단체인 중견기업연합회가 「한 기업 한 농촌 살리기 운동」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중견련 회장단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단해의 추풍령 농장과 공장을 금명간 방문해 농촌도 살리고 기업경쟁력도 높일 수 있는 농촌개발모델을 설정키로 의결했다.

서울에서 연간 매출액 500억원규모의 자동화기기 생산업체인 (주)단해와 단해공압공업을 경영하는 엄회장의 주소는 영동군 추풍령면 지봉리 산60­9번지다. 엄회장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서울 본사와 공장에서 일을 하지만 주말이면 어김없이 추풍령을 찾아 농사일에 몰두한다.

「바람도 자고 가고 구름도 쉬어가는 추풍령」은 엄회장이 첨단농법의 농장을 일구고 수출공장을 세우면서 선진농촌마을로 탈바꿈하고 있다. 엄회장이 우연히 추풍령면을 처음 방문한 것은 8년전인 90년. 자동화기기사업을 해온 엄회장에게 추풍령 농촌마을은 낙후되고 쇠락해가는 너무나 안타까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엄회장은 추풍령면의 폐경지 22만평을 사들여 과수원으로 개간하고 포도·사과·밤나무 7,000그루를 심었다. 각종 과학 영농기법을 연구해 적용하는 한편 농기계가 다닐 수 있도록 다리를 놓고 도로를 닦았다.

또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버섯이나 과일등을 보관해주기 위해 초현대식 저온창고를 짓고 전기도 사비(私費)를 들여 끌어왔다. 엄회장이 아예 주소를 추풍령면으로 옮겨온 이유도 각종 지방세를 영동군에 납부, 지방재정에 보탬이 되자는 취지였다.

엄회장은 96년말 추풍령에 자동화기기 부품공장까지 차리고 현지 주민 14명을 고용, 도농간 소득재분배를 실천하고 있다. 단해의 추풍령공장은 올해부터 생산품을 미국등지에 수출해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엄회장은 『농촌에 공장을 차려도 충분히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면서 『중견기업들의 능력을 농촌에 접목한다면 농업혁명도 어렵지 않다』고 강조한다.

엄회장의 추풍령 집에는 커다란 징이 놓여있다. 들판에 나가 일하는 엄회장에게 식사준비가 끝났음을 알려주는 도구다. 추풍령 농장은 요즘 물을 강산성과 강알칼리로 분해한 후 차례로 뿌려 농약없이 병충해를 막는 무공해농법을 실험하느라 분주하다. 엄회장이 심은 과일 나무들은 올가을 본격 결실을 맺는다. 곧 포도 밤 사과등 각종 과일을 풍성하게 쏟아낼 예정이다. 추풍령 공장에 이어 농장도 올해부터는 흑자를 낼 전망이다.

기업과 농촌이 함께 숨쉬며 발전하자는 엄회장의 농촌개발실험은 많은 중견기업들에 의해 전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최원룡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