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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감독의 패착/전상돈 체육부차장(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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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감독의 패착/전상돈 체육부차장(기자의 눈)

입력
1998.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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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화면에 언뜻 비쳐진 한국팀의 벤치에는 분명 주전들이 앉아있었다. 황선홍, 최용수, 최영일, 이상헌, 이임생. 이날을 위해 1년간 호흡을 맞춰온 이들이 벤치를 지키는 모습에서 한국의 1승 염원은 이미 사라진 것이다.「깜짝 카드」 김도훈도 쓸모가 없었다. 그동안 심심하지 않게 골을 잡아온 이상윤도 역시 「국내용」이라는 종전의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서정원, 장형석, 최성용을 성급하게 교체 투입, 체력이 소진되며 종아리에 쥐가 난 김도훈을 뺄수도 없었다. 「조커」로 활용한다는 최용수는 투입조차 되지 않았다. 물론 하석주의 퇴장으로 모든 것이 엉망으로 돌아간 탓이다.

86년 멕시코대회. 김정남 감독은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 마크맨으로 발빠른 박경훈을 지목, 집중훈련시켰다. 그런데 대회가 임박하자 김평석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정작 본선에서 마라도나를 마크한 것은 투지의 허정무였다. 그러나 그는 태권도식 축구로 마라도나를 걷어차는데 급급했다.

90년 이탈리아. 이회택 감독은 최종예선 5게임에서 단 1골만 허용한 김풍주 대신 본선에서 최인영에게 골문을 맡겼지만 GK의 결정적인 실수로 참패했다.

카타르에서 열린 94년 미국월드컵 지역예선. 김호감독은 일본전에서 왼쪽 라인 전문선수인 고정운을 느닷없이 오른쪽 풀백으로 기용했다. 당연히 그자리에서 구멍이 났고 결국 미우라의 돌파로 결승골을 내줘 김감독은 예선을 통과하고도 온갖 비난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왜 출국 전날 평가전을 해서 선수들을 다치게 했느냐』 『최용수는 왜 뺐느냐』 『백태클은 퇴장이라는 사실을 왜 주지시키지 않았느냐』 『경험이 없는 어린 선수들은 왜 싸고 도느냐』

「왜, 왜」의 온갖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동안 준비했던 전술이나 포메이션을 제대로 활용조차 못한 차범근 감독도 결국 위기를 스스로 자초한 역대 감독의 패착을 답습했다. 주위의 의견은 전혀 귀담아 듣지 않고 독불장군식 팀운영을 고집해온 한국 대표팀감독들의 한계가 되풀이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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