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청중반응 부담” 외면/서울시향·KBS 교향악단 1년에 1∼2곡 연주 고작2월7일 프랑스에서 열린 프레상스 현대음악제에서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강석희의 피아노 협주곡이 초연돼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이 작품을 언제 무대에서 듣게 될지 기약이 없다. 오케스트라들이 우리 작품을 외면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바그너협회는 23일 오후 6시 삶과꿈싱어즈 홀에서 이 작품을 실황녹음으로 듣는 모임을 갖는다. 실제 연주는 없고 녹음테이프만 가져다 듣는 것이다.
강석희씨는 『우리나라 오케스트라가 남의 작품만으로 살아간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하고 있다.
국내 양대 교향악단인 서울시향과 KBS교향악단은 가뭄에 콩나듯 우리 작품을 연주한다. 서울시향은 최근 5년동안 단 한 곡도 우리작곡가에게 작품을 위촉하지 않았다. 지난 해 정기연주회에서 연주한 한국작품이라곤 버나드 귈러가 지휘한 이성재의 「가야금과 관현악을 위한 도드리」뿐이다. KBS교향악단도 1년에 한 두 곡을 연주할 뿐이다.
예술의전당이 매년 마련하는 교향악축제는 우리작곡가들의 관현악작품이 소개되는 유일한 행사다. 4월에 열린 올해 교향악축제에는 18개 단체가 참여해 14개 단체가 한 곡씩 우리 작품을 연주했다. 그러나 대부분 작곡된 작품을 찾아서 했고 새로 발표된 것은 거의 없다.
이런 창작곡 기피현상은 연주가 부담스럽다는 데 있다. 익숙한 곡을 할 때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정작 반응은 어떨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청중은 우리 작품을 들을 기회가 없고 작곡가는 곡을 쓸 의욕을 잃게 된다.
한국음악협회장인 작곡가 김용진씨는 『창작곡을 연주하지 않는 것은 음악을 소비만 하지 생산하지 않는 일』이라며 창작홀대 풍토를 비판한다. 창작곡 연주가 활성화하려면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에 한국작품 연주를 권장하는등 제도적 뒷받침과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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