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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17곳 ‘국제적 보존가치’/순천만 등 습지보전협약 충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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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17곳 ‘국제적 보존가치’/순천만 등 습지보전협약 충족

입력
1998.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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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등 우리나라 갯벌 17군데가 습지보전협약(RAMSAR)에 보존습지로 등록될 만큼의 높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보고됐다. 전국습지보전연대회의는 11일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공개한 「한국습지보고서」(초안)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지난 3개월간 세계적인 습지보전운동가 닐 무어스, 서울대 해양학과 고철환(高哲煥) 교수 등 국내외 전문가들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국내 첫 전국단위 습지보고서로, 연말까지 보완조사를 거쳐 내년 코스트리카 제7차 RAMSAR 당사국총회와 민간단체(NGO)총회에 보고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갯벌 가운데 RAMSAR의 보존습지요건을 충족시키는 곳은 ▲낙동강 ▲남해도 ▲광양만 ▲순천만 ▲해남군 황산 ▲목포시 압해도 ▲무안군 매안 ▲함평만 ▲만경강·동진강 ▲평택시 흥원리 ▲영종도 ▲금강 ▲천수만 ▲아산만 ▲남양만 ▲영흥도 ▲강화도 등 모두 17곳이다.

이 가운데 특히 순천만은 갯벌의 보존상태가 완벽하고 희귀조의 개체수와 종류도 단연 으뜸이어서 아시아에서 최고의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곳은 한국에 남아있는 유일한 흑두루미 월동지인 동시에 검은머리갈매기의 세계최대 월동지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지구상에 존재하는 흑두루미 1만여마리의 1%인 100마리, 지구상 검은머리갈매기 5,000∼1만마리의 10%인 964마리가 각각 관찰됐다.

또 강화도 갯벌에서는 전세계 개체수 1,000여마리의 10%에 해당하는 103마리의 노랑부리백로가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노랑부리백로는 88년 경기 옹진군 신도에서 427둥지 규모의 세계최대 번식지가 발견됐으나 90년대초 환경파괴로 사라졌다.

영종도에서는 민물도요가 전세계 개체수의 8.8%인 1만1,150마리, 개꿩이 2.3%인 566마리, 뒷부리도요가 1.4%인 507마리가 관찰됐고 영흥도에서는 전세계 개체수가 2,000여마리에 불과한 검은머리물떼새가 40여마리나 발견됐다.

그러나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보존습지의 가치가 확인된 이들 17개 갯벌 가운데 13곳에서 현재 개발이 진행중이거나 개발계획이 수립돼 있어 보호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순천만의 경우 당국의 계획대로 동천하류에 골재채취장이 들어설 경우 엄청난 환경파괴가 불가피하며 특히 소리에 민감한 흑두루미는 서식이 불가능할 것으로 우려됐다.

RAMSAR는 2만마리 이상의 물새가 서식하거나 특정 물새의 전세계 개체수 가운데 1% 이상이 살고 있을 경우 보존습지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이 기구에 등록된 보존습지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호의무를 지게 된다. 현재 RAMSAR에 등록된 보존습지는 우리나라의 용늪(지난해 지정)과 우포늪(올1월 지정)을 포함, 전세계에서 모두 920곳에 이른다.<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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