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들 돌에 골로 선물하겠다더니 석주가 끝내 해냈는데 퇴장이라니 억장이 무너집니다』하석주(河錫舟·30)선수가 전반 27분께 첫 골을 터뜨리자 하선수의 누나 석임(錫任·39)씨는 남편과 두 아이를 부등켜 안고 기뻐했다. 우리나라 월드컵 참가 사상 첫 선취득점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곧이어 멕시코의 공격을 막다가 심판 레드카드로 퇴장을 당하자 두 손을 모아쥐고 안타까워했다.
13일은 공교롭게도 일본 오사카(大阪)에 있는 둘째 아들 윤찬군의 돌. 하선수의 부인 오경아씨는 첫 골과 퇴장 소식에 윤수(5)와 윤찬이를 안으며 기쁨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듯 눈물을 흘렸다고 국제전화로 위로했던 석임씨가 전했다.
프랑스로 가 동생을 응원했던 하선수의 형 석영(32)씨는 통한의 눈물을 훔쳤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석임씨 집에 모인 가족들도 말문을 열지 못했다. 하선수의 조카 인식(10)군은 삼촌의 멋진 모습에 「고사리 손」으로 연신 박수를 쳐가며 화이팅을 외치다 울음을 터뜨렸다.
석임씨는 『석주가 3살때 공을 던져주면 손 대신 발로 잡을 정도로 어릴 때부터 「축구신동」소리를 들었다』며 『소속된 팀마다 승리를 했는데 이번에도 어김 없이 행운을 잡았다가 왜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우리선수 10명이 어렵게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마음아파했을 하선수 생각에 안절부절 못했다.
하선수는 올 1월부터 일본프로축구 세레소 오사카에서 뛰고 있다. 93년 프로리그 6게임 연속골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김호섭 기자>김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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