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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불황 바닥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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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불황 바닥 안보인다

입력
1998.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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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투자·수출 ‘마이너스’로 끝없는 곤두박질/소비감소­도산 악순환 조짐/트리플 하락 재촉일본 경제의 어두운 터널이 끝이 안 보인다. 예상을 넘는 속도로 전후 최악의 불황의 골짜기로 빠져 들고 있다. 그것도 복합적인 불황의 조짐이다. 초엔저(低)의 그래프와 함께 곤두박질 하는 일본 경제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가?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

경제기획청은 11일 97년도(3월말 종료) 실질성장률 통계를 발표하면서 스스로도 『예상을 넘는다』고 밝혔다. 국내총생산(GDP) 실질성장률이 지난해 4월 소비세 인상 당시 예상했던 1.9%는 물론, 최종 수정 전망치 0.1%에도 크게 못미치는 전후 최악의 마이너스 0.7%로 곤두박질했기 때문이다. 제1차 석유위기 직후인 74년도에도 성장률이 마이너스 0.5%를 기록했으나 당시는 기록적인 물가고를 잡기 위한 긴축정책에 따른 의도된 결과였다.

마이너스 성장을 부른 직접적인 요인은 예상대로 내수 위축이었다. GDP의 약 6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1.2%나 줄어 들어 그나마 수출이 떠받친 경제성장 바탕을 허문 것으로 드러났다. 내수 전체의 성장률 기여도는 마이너스 2.2포인트로 외수의 1.5포인트를 까먹고도 남았다.

98년 1∼3월기의 마이너스 성장은 더욱 지독하다. 전기대비 성장률이 마이너스 1.3%, 연율로는 마이너스 5.3%까지 떨어졌다. 민간기업의 설비투자가 5.1%나 감소, 불황의 영향이 개인소비를 넘어 기업의 생산활동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유일한 버팀목이던 수출마저 아시아 위기의 영향으로 3.8% 줄었다.

◎경기부양도 말뿐 정부는 팔짱

■악순환 시작

앞으로가 더욱 문제다. 소비 감소에 따른 가격하락→기업 수익률 저하→기업 도산과 고용감소→소비 감소의 악순환이 벌써 뚜렷하다.

최근 들어 소비성향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어 위안을 주고 있으나 실질소비지출은 4월까지 6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또 4월의 신설 주택 착공 호수도 85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소비회복을 점치기에는 아직 이르다. 기업활동도 날로 악화하고 있다. 민간신용조사기관인 데이코쿠(帝國) 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공사 수익률이 전년보다 0.58%포인트 낮은 8.27%로 4년 내리 떨어졌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자체 조사를 토대로 금융기관을 제외한 일본 전체 기업의 99년도 경상수익률이 3.2%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5월 1,000만엔 이상의 부채를 안고 도산한 기업은 전년 동기보다 37.5% 늘어난 1,791개사에 달했다. 이를 두고 데이코쿠 데이터뱅크측은 『디플레에 따른 도산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4월 완전실업률이 사상 최악인 4.1%에 달한 것도 기업 활동 위축에 따른 고용·생산 감축이 중요한 요인이 됐다.

일본 정부는 16조엔 규모의 경기 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가 끊길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7월 12일의 참의원 선거와 후속 개각이 끝날 때까지 정부가 경제를 방치할 것이란 관측도 무성하다. 그러나 주식과 채권, 엔화가 동시에 떨어지는 「트리플 하락」 경향이 강해지는 등 시장은 정부의 이런 태도에 코웃음을 치고 있다. 세제 개혁과 규제완화 등 경제의 새틀짜기를 미뤄 구조적 불황을 초래하고는 마땅한 대책조차 내놓지 못하는 정부. 이런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불황을 재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은 심각한 「정치 불황」을 맞은 것이기도 하다.<도쿄=황영식 특파원>

■97년도(97년 4∼98년 3월)

·실질성장률

-0.7% <전후 최악>

·내수기여도

-2.2포인트 <전후 최악>

·주택건설

-21.1% <전후 최악>

·개인소비

-1.2% <전후 최초 감소>

·공공투자

­7.2% <24년만의 최대 감소>

■98년 1∼3월(전기 대비)

·설비투자

-5.1% <65년 4∼6월기이래의 감소폭>

·수출

-3.8% <86년 1∼3월기이래의 감소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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