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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한 프랑스?/송태권 파리 특파원(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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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한 프랑스?/송태권 파리 특파원(특파원 리포트)

입력
1998.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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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사는 한국인들끼리 자주 이런 얘기를 한다. 『프랑스는 불가사의한 나라야. 이런 나라가 어떻게 경쟁력을 갖고 있는 지 알 수가 없어…』월드컵 대회 개막을 전후로 프랑스의 질서는 엉망이었다. 월드컵을 인질 삼아 도처에서 편승파업과 시위가 터져 어지러울 정도였다. 루프트한자나 브리티시 에어에 비해 20∼50% 보수를 더 받고 있는 에어 프랑스의 파일럿들이 임금문제로 파업을 벌여 월드컵 개막 전 수시간까지 비행기 운항이 거의 올스톱됐다. 파리공항 공단노조가 가세해 공항업무가 전면 마비됐으며 국철의 기관사와 검표원들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한때 일손을 놓았다.

또 국영전력회사 근로자들이 전력시장 자유화 계획에 항의하며 파리도심에서 대대적인 가두시위에 나섰는가 하면 경찰노조는 임금체계 개편에 항의하며 샹젤리제 주위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교원노조도 대회기간중 교육개혁에 반대하는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이 바람에 프랑스를 방문하는 외국 손님들은 크게 골탕을 먹었다. 비행편을 구하느라 애를 먹었고 유럽지역에서는 열차로 교통편을 대체하기도 했으나 국철 파업으로 마음을 졸여야 했다. 「세계의 잔치」를 치르면서 자제하고 인내하기는 커녕 이를 기화로 자기요구를 펴고, 이런 행태가 가능한 게 프랑스의 국민이고 사회다.

그럼에도 프랑스는 작년 무역흑자가 200억달러에 달하는 등 경제적으로도 세계 4위를 지켜가고 있는 나라다. 개성과 창의를 북돋는 사회토양에서 부단하게 개발되고 구축되는 우량의 사회기반시설과 정교한 시스템들이 발전의 주요원인 것 같기도 하다.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20세기중 최고의 건축물중 하나로 꼽힐 생드니 주경기장을 만든 것도 그런 예에 들어갈 것이다.

알다가도 모를 나라 프랑스, 이런 것이 다양성인지는 모르나 하여튼 월드컵은 별 일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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