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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빈 입에 춤추는 엔貨/엔화관련 美 시장 불개입 입장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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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빈 입에 춤추는 엔貨/엔화관련 美 시장 불개입 입장고수

입력
1998.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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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때마다 엔화 올 세번째 폭락『루빈, 루빈, 루빈』

엔화가치가 달러당 145엔선을 위협하며 8년만의 최저치로 폭락한 12일 일본 도쿄(東京) 외환시장에서 딜러들의 공통적인 외침은 로버트 루빈 미 재무장관의 이름이었다. 그의 말 한 마디가 이날의 엔화 가치 폭락을 몰고왔기 때문이다.

이날뿐만이 아니다. 「루빈 발언」이 엔화의 폭락을 몰고온 것은 올들어서만 이번이 세번째. 일본이 당초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기며 작년 12월과 올해 4월 각각 100억달러가 넘는 달러를 쏟아부으며 방어했던 엔화환율은 달러당 135엔.

그러나 5월 24일 발간된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지가 『엔화 환율이 달러당 150달러까지 간다 해도 용인할 수 있다고 루빈이 말했다』고 보도하자 엔화 가치는 다음날 즉각적으로 137엔대까지 추락했다. 루빈이 자신의 발언을 부인했다는 보도로 엔화는 다시 반등하기도 했으나 그가 6일 『(10일 열릴) G7 재무차관 회담에서 엔화 환율 문제는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자 곧이어 140엔선이 붕괴됐다. 11일에는 『(엔화 방어를 위한) 시장개입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해 12일의 폭락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그가 무조건 「엔화 약세, 달러 강세」를 밀어부치는 것은 아니다. 그는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실물경제의 흐름에 맡기자는 입장이다.

그가 재무장관에 임명된 것은 엔화가 초강세를 보이던 94년 12월. 장관 취임후 5개월만에 달러당 79.75엔까지 치솟았다. 당시 대일 무역역조 시정을 위해 엔고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미국은 특정한 환율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 현재의 외환시장 규모는 엄청나 정부가 특정환율로 유도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시장개입을 막는 것이 그의 가장 중요한 「시장개입」인 셈이다.이런 면에서 금리의 움직임을 철저히 시장에 맡기자는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29일 태국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한국, 중국 방문길에 오른다. 아시아 경제위기의 심장부를 점검해보려는 것이다. 그는 『국제투자자들도 아시아 경제위기에 책임이 있다』며 아시아 각국의 외채만기 협상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엔화 폭락과 위안화의 평가절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시점에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박정태 기자>

◎루빈 발언과 엔화 폭락

·137엔대 추락(5.26)­엔화 환율이 달러당 150엔까지 간다 해도 용인할 수 있다

·140엔선 붕괴(6.8)­G7 재무차관 회담에서 엔화 환율 문제는 다뤄지지 않을 것이다

·145엔대 육박(6.12)­엔화의 방어를 위한 시장개입은 단지 일시적인 수단이 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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