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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獨 실용교육의 교훈/李海瓚 교육부장관(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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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獨 실용교육의 교훈/李海瓚 교육부장관(특별기고)

입력
1998.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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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지식전수 벗어나 산업사회요구 반영하는 새교육체계구축 서둘때”「첫째도 교육, 둘째도 교육, 셋째도 교육」

영국총리 토니 블레어는 지난 해 총선에서 이러한 슬로건을 내세우며 교육문제를 선거쟁점으로 삼아 승리하였다. 영국뿐만이 아니다. 독일과 미국 등도 몇년전부터 교육의 중요성을 어느때보다 강조하고 있다.

산업사회에서는 생산의 3대요소로 「자본 노동 토지」를 들었으나, 다가오는 21세기는 이른바 정보·지식사회로서 「지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므로 지식을 창조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을 국가의 전략적 과제로 삼고 구체적인 정책을 수립·시행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인 것이다.

지식정보화사회에서는 교육의 기능도 바뀌어야 한다. 『단순히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창조하고, 관리하고, 활용하는 원리를 가르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는 독일 교육과학부장관의 말은 21세기 교육개혁의 방향을 함의한다고 할 수 있다.

영국과 독일 교육의 특징은 교육이 사회공동체 속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매우 실용적이라는 점이다. 영국은 지난 10여년간 교육개혁을 거듭하여 지금은 새로운 교육체계를 거의 완성해 가고 있었다. 영국은 인문주의교육의 전통에 지나치게 충실한 결과 20세기말에 이르러 국가경쟁력이 약화되었고 70년대 말에는 IMF구제금융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를 깨달은 대처총리때부터 교육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영국은 교육개혁의 과정에서 지역사회 행정당국 학교 산업체가 동반자관계를 맺어 인문교육과 직업교육을 병행하였다. 특히 직업교육에 사회적 지위(Social Prestige)를 부여함으로써 실용주의를 중시하였으며, 95년에는 교육고용부를 만들어 산업체의 요구를 직접 학교교육에 반영하였다.

독일의 경우는 영국보다 더 실용적인 직업교육의 전통을 갖고 있다. 상공회의소가 직업교육비 650억마르크(약 52조원)를 부담하여 장인(Meister)을 길러내고 있는데, 이것이 독일 산업사회의 튼튼한 인력기반을 뒷받침하고 있다. 대학교육은 이러한 기반 위에서 첨단과학기술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하여 21세기 세계 일등국가가 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교육과학부를 그들 스스로는 「미래부」로 부르고 있는 것이다.

두 나라 교육의 실용성은 소프트웨어에 중점을 두고 교육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두 나라 모두 겉보기에 화려하거나 거대한 건물을 갖고 있는 학교는 거의 없다. 대학조차 임시 교실을 만들어 쓰고 있는 곳도 있었다. 그러나, 교실내부에는 현장에서 쓰이는 실습 기자재가 풍부하고 초등학교에까지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 시설이 갖추어져 있었다. 외형보다는 내용을 중시하는, 어떤 교육프로그램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제공할 것인가에 역점을 두는 학교 운영 마인드가 곳곳에 배어 있었다. 심지어 학교는 「경영의 단위」라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학교건립과 시설 운영 전반을 민간 부문에 위탁하려는 시도까지 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영국 교육체계의 두드러진 특징은 수요자 중심의 평가체제가 빠른 속도로 발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한 학교운영 평가, 대학의 질을 보장하려는 대학 평가, 평가 전문기관에 의한 학업성취도 평가 등이 입체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영국의 교육기준청(OFSTED)은 4∼6년마다 모든 초·중·고교를 주기적으로 평가하여 그 결과를 의회와 정부에 보고하며, 두 차례 이상 개선진도를 보이지 않으면 학교를 폐쇄하는 조치까지 하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입시문제와 사교육비, 대학의 학내분규 등 현상적 교육문제에 시달리느라 교육 본연의 문제를 다뤄야 하는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소진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한 세기를 마무리하는 앞으로의 2년간은 우리 민족사에 매우 중요한 기간임에 틀림없다. IMF구제금융이라는 힘겨운 터널을 벗어나야 함은 물론, 새롭게 전개될 2,000년대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 나라로서는 무엇보다도 질적으로 우수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견실한 교육체제를 구축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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