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받고 보직 배정… 예비역 4星 동생도 연루/元 준위,中企 사장 등 138명에 5억여원 수뢰확인뇌물을 받고 멀쩡한 입대예정자를 정신질환자로 판정하거나 컴퓨터단층촬영(CT) 필름을 바꿔치기 하는 등 조직적인 병무비리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특히 관련자 중에는 육군본부의 현역장성 2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국방부 검찰부는 11일 현역입영 대상자의 부모 등으로부터 거액을 받고 병역면제, 부대배치 편의, 카투사 선발, 입대일자 조정 등 각종 병역비리를 저질러온 전 육군본부 인사참모부 소속 병무청 모병연락관 원용수(元龍洙·53·구속중) 준위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위반(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했다.
군 수사당국에 따르면 원준위는 지난해 초부터 올해 3월까지 입대예정자 16명의 부모로부터 2억8,000여만원을 받고 이중 12명의 병역을 면제시켜 주는 등 138명으로부터 병무청탁 대가로 모두 5억4,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다.
군 수사당국은 또 원준위로부터 돈을 받고 비리에 가담한 육군 논산제2훈련소 부관처장 정호철대령과 분류과장 김모소령을 같은 혐의로 구속하고 달아난 병무청파견 수사관 박노항(47) 원사를 수배하는 한편 병무청직원 8명과 청탁자 138명등 민간인에 대한 수사를 서울지검에 의뢰했다.
군 검찰은 육군본부의 준장 2명도 원준위로부터 금품을 받고 입대자들의 보직배정 등에 관여한 사실을 포착, 금명간 인사조치와 함께 사법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예비역 4성장군의 동생(건설업자)도 청탁자들로부터 건당 수천만원씩을 받고 원씨를 통해 10여건의 병역비리를 저지른 사실도 확인됐다.
이날 군 검찰의 중간수사결과에 따르면 원준위는 입대예정자인 최모(28)씨로부터 4,200만원을 받고 박원사를 통해 신검 군의관이나 병무청 관계자들에게 로비, 최씨를 「디스크 환자」로 처리해 병역을 면제시켜 주는 등 병무행정의 가능한 모든 허점을 이용해 비리를 저질러온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건강한 현역입대예정자를 정신병자로 둔갑시켜 5급판정을 받아냈으며, X선이나 자기공명필름(MRI), CT 등 촬영시 몸을 비틀어 찍게하는 등의 수법으로 비정상적인 신체로 판정케 하기도 했다.
원준위 등은 또 카투사를 원하는 입대자에게는 카투사병을 선발하는 제2훈련소의 입대일자를 조정하고 집 근처에서 근무를 원할 경우에는 해당부대의 특기별 수요를 파악한뒤 컴퓨터상의 특기를 조작, 원하는 부대에 배치토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제2훈련소 정대령은 원준위로부터 카투사 선발 등 10건을 해결해주고 1,500만원을, 김소령은 1,000만원을 각각 받았으며 달아난 박원사는 12명의 병역면제 부탁과 함께 1억7,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관계자는 『원준위의 수첩에 기록된 명단이 400여명에 달해 앞으로 수사과정에서 청탁인원과 액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청탁자 중에는 중소기업체 사장, 종합병원 간부 등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군 검찰은 이날 원준위 사건과는 별개로 병역면제 판정 청탁과 함께 700만원을 받은 병무청파견 육군군의관 조모대위와 카투사선발을 도와주고 1,300만원을 받은 김성국(53) 준위를 각각 뇌물수수및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한편 국방부는 부정하게 병역면제를 받은 12명에 대해 신체검사를 다시 실시해 징집하고, 카투사로 부정 선발된 49명은 한국군으로 복귀시킬 방침이다.<정덕상 기자>정덕상>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