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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 붐이어 이번엔 性

입력
1998.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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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부…,처녀들의…,그것에 대하여 빠른 화면과 거침없는 대사로 잘못된 성의식 여성시각서 고발공포 뒤엔 「성(性)」이 기다린다. 「조용한 가족」과 「여고괴담」등 연타석 히트로 활력을 되찾은 한국영화계가 하반기에는 성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작품을 잇달아 승부수로 띄우고 있다. 준비중인 작품은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처녀들의 저녁식사」「그것에 대하여」등 3편. 철저히 여성의 시각에서 카메라를 고정, 잘못된 성의식을 들춰내고 고발함으로써 성권리를 찾겠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7월17일 개봉하는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은 회사일로 혹사당한 남편이 대기발령을 받자 회사를 상대로 성권(性權)을 보상하라며 소송을 낸 주부의 이야기. 극단 「이다」가 지난 해 공연한 연극을 강우석 감독이 안성기 문성근 황신혜 심혜진등 스타들을 동원해 카메라에 담았다. 왜곡된 성풍속도와 최근 실직사태등 심각한 현실을 코믹한 대사와 빠른 화면으로 경쾌하게 풀어간다.

영화는 『남편의 살냄새를 맡아본지가 너무 오래 됐다』며 남편회사를 고소한 주부 이경자(황신혜), 출세를 위해 아내를 「소 닭보듯」한 일벌레남편 추형도(문성근), 회사의 소송대리인인 악덕변호사 명성기(안성기), 명변호사의 부인으로 이경자의 변호를 맡은 이기자변호사(심혜진)가 이끌어간다. 두 여자가 남자와 회사를 향해 쏟는 불만과 비판은 지금까지 억눌려온 여성이 당당히 성적 권리를 찾고 무너져가는 가정을 보호하겠다는 외침으로 들린다.

임상수 감독의 데뷔작 「처녀들의 저녁식사」는 성에 대한 여성들의 잠재의식과 충동을 걸러내지 않고 보여줌으로써 보다 적극적으로 성을 해부한다. 임감독은 『성에 관해서는 수동적 대상에 머물렀던 여성들에게 카메라를 주고 남자의 이곳저곳을 들여다보게 해 성(性)민주주의를 실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여자카메라맨」역할은 「프리섹스」를 주장하는 디자인회사 사장 호정(강수연), 한 남자와 관계를 맺으면서도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호텔여직원 연(진희경), 호기심 많은 숫처녀 대학원생 순(김여진)등 3명이 맡았다. 그들은 공중화장실의 낙서를 연상시킬 만큼 선정적이고 노골적인 대사를 거침없이 뱉으며 남성들의 성의식을 조롱하고 비판한다. 추석 개봉 예정.

「그것에 대하여」는 한 여자가 성격이 전혀 다른 두 남자를 사귀며 성에 눈떠가는 과정을 그린다. 올 상반기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공모에서 당선된 오현리씨의 작품을 이황림 감독이 영상으로 옮긴다. 7월부터 촬영에 들어갈 이감독은 『25세의 방송리포터가 보수적 가치관을 지닌 남자와 자유분방한 남자를 동시에 만나는 내용을 통해 진정한 사랑과 성문제를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게하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제작방향을 밝혔다.

평론가 김정룡씨는 『과거에 눈요기로 다뤄온 성문제를 새롭게 해석하려는 움직임은 한국영화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라며 『다만 여성의 사회참여와 더불어 급격히 변모하고 있는 성의식을 드러내고 사회적 대안까지 제시할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최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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