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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원들 DJ에 ‘사인공세’/金 대통령 미국방문­의회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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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원들 DJ에 ‘사인공세’/金 대통령 미국방문­의회 간담회

입력
1998.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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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개방땐 10여년 교류후 연방구성”/“한국 아시아의 새모델 되도록 지원”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한 뒤 11일 새벽(한국시간·현지시간 10일 오전)상원 외교위 회의실에서 의회 지도급 인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북한개방과 한국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미의회의 협력을 요청했다.

1시간20분간 계속된 간담회에서 미의원들은 앞다퉈 김대통령의 의회연설에 대해 『오랜 의원생활을 하면서 국가원수들의 연설을 많이 들어봤지만 이번처럼 감동적인 연설을 들은 적이 없다』며 김대통령의 정치역정에 존경을 표시했다고 박지원(朴智元) 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의회지도자들은 한국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김대통령의 지원요청에 『미국은 한국이 아시아의 새로운 모델이 되도록 지원해 위기를 극복하도록 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김대통령은 미의원들이 대북문제에 집중적인 관심을 보이자 『미국이 한꺼번에 모든 것을 풀라는 게 아니라 일부를 해제한 다음 북한에 한가지를 요구하고 북한이 그 요구를 이행하면 다시 더 풀어주는 식으로 점진적으로 해 나가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우주인 출신으로 유명한 존 글렌상원의원이 『나도 6·25전쟁 참전용사』라며 통일가능 시기를 묻자 『지금 상태의 북한을 놓고 통일시간표를 만들기는 굉장히 어렵다』며 『북한이 개방할 경우 10년쯤 교류·협력한 뒤 연방제를 통해 사실상 통일상태로 들어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제시 헬름스상원외교위원장이 간담회프로그램에 김대통령의 사인을 요청하는 등 의원들이 저마다 김대통령의 영어 연설문등에 사인을 받기도 했다. 간담회에는 미 상·하원 지도급 인사 19명이 참석했다.<워싱턴=유승우 기자>

◎이모저모/조지타운大 名博 “전세계 인권·자유위한 공헌 인정”/대사관저 리셉션 “진짜 대통령됐나 의구심”에 폭소/이희호 여사,미혼모시설 방문 등 사회복지에 관심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1일에도 워싱턴 소재 조지타운대학에서 인문학 명예박사학위를 받는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김대통령은 이날 밤 워싱턴을 출발, 12일 새벽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김대통령은 10일 오후 4시 워싱턴 소재 조지타운대에서 인문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김대통령은 대학본부 건물인 힐리빌딩 현관에서 윌리엄 쿠퍼 총장대리의 안내를 받아 2층 총장실로 자리를 옮겨 대학관계자들과 잠시 환담했다. 학위복으로 갈아 입은 김대통령이 학위수여식장인 캐스톤홀로 들어서자 장내를 가득 메운 한국 유학생 등 수백명의 참석자들은 기립 박수로 환영했다.

갈루치 외교대학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학위 수여식에서 스타인버그 아시아연구소장은 환영사를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와 평화 정착 및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해 온 김대통령의 역정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대학측은 빅터 차 교수가 읽은 학위수여문에서 『대한민국 국민에게뿐 아니라 아시아, 또 전세계의 민주주의 인권 그리고 자유를 위한 김대통령의 공헌을 인정해 학위를 수여한다』며 『특히 김대통령의 생애는 민주적 이상에 대한 위대한 전망과 헌신을 잘 보여준다』며 부당한 투옥과 가택 연금, 사형선고, 망명 등을 이겨낸 김대통령의 의지를 칭송했다.

이어 학위를 받은 김대통령은 영어로 한 답례연설에서 『클린턴대통령을 비롯한 수많은 인재를 배출해 낸 명문 조지타운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게돼 영광』이라며 싱가포르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와 벌인 「아시아적 가치」에 대한 논란을 소개한 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 발전시켜야 한다」는 자신의 신념과 의지를 거듭 역설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이홍구(李洪九) 주미대사가 김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미국 각계 주요 인사 250명을 초청해 개최한 리셉션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자신의 야당시절에 도와준데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날 행사는 김대통령이 민요 「아리랑」이 연주되는 가운데 입장한 뒤 이대사의 간단한 인사말에 이어 김대통령이 미리 준비한 원고 대신 즉석에서 한국말로 연설하고, 통역을 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김대통령은 먼저 『연설문을 미리 준비해 왔는데 연설문을 보며 연설하면 나의 친구인 여러분들의 얼굴을 볼 수 없고, 감회가 달라 연설문을 읽는 대신 즉석 말로 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김대통령은 『내가 지금까지 수십번 미국에 왔었는데, 그때는 야당정치인으로 와서 여러분을 만나 한국의 민주화나 반독재 얘기만 했다』며 『이번에는 반대로 한국의 대통령이 돼 왔는데도 내가 진짜 대통령이 됐는가하는 의구심을 갖고 나를 보고 있다』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김대통령은 『그동안 여러분들이 성원해준 것은 잊을 수 없고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그러나 이제 더 어려운 책무를 맡았으니 과거보다 더 도와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리셉션에는 밥 돌 전공화당 대통령후보, 탐 하킨 상원의원, 에드 페이언전하원의원, 스티븐 솔라즈 전하원의원, 리처드 알렌 전백악관 안보보좌관, 존 틸럴리 주한유엔군사령관, 빌 테일러 CSIS(국제전략문제연구소)부소장, 부르스 커밍스 시카고대교수, 글라이스틴 전주한미대사, 스티브 린튼 유진벨 재단대표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는 뉴욕에서 시각장애인 교육시설을 방문한 데 이어 이날은 워싱턴시내 저소득 이민가정의 미혼모와 아이들을 돌보는 「패밀리 플레이스」를 방문하는 등 사회복지 시설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여사는 이날 앤 버네트원장으로부터 시설 운영현황 등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정부지원 여부 등을 묻고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를 훌륭하게 자라게 하는 좋은 프로그램을 알게 돼 기쁘다』며 『무급 자원봉사자들의 희생적인 봉사에 감동했으며 앞으로 어려움을 당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워싱턴=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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