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박태준(朴泰俊) 총재가 김중권(金重權) 청와대비서실장의 「대기업 빅딜」발언에 발끈 화를 냈다. 박총재는 11일 빅딜의 내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높은 곳에 계신 분(김실장)한테 물어보쇼』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박총재는 이어 변웅전(邊雄田) 대변인을 통해 『빅딜이라는 것은 재벌개혁의 5대원칙과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기업 스스로가 판단할 일이지 정당의 총재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나는 빅딜은 고사하고 스몰딜도 결정할 입장이 아니다』고 밝혔다. 박총재는 또 측근들에게 『경제도 모르는 사람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어서 큰 일』이라며 『비서실장이 대변인도 아닌데 그런 식으로 하면 안된다』고 불만을 터트렸다는 후문이다. 이에앞서 박총재는 10일 오후 김실장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 불편한 심경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자민련 관계자들은 『박총재는 그동안 빅딜에 직접 개입하기 보다는 중간에서 조언하는 역할을 했을 뿐』이라며 『빅딜 후유증과 관련된 책임을 박총재에게 떠넘기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박총재도 『그간 선거를 치르느라 (빅딜에) 신경쓸 겨를이 있었느냐』며 빅딜개입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박총재는 청와대 주례회동때 대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재계 관계자들과 만나 정부측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총재가 최근 마포당사에서 모그룹관계자와 만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들이다. 자민련의 한 고위당직자는 『박총재가 주례회동때 공동여당총재로서 의견을 나누기보다는 경제조언이나 하다보니 빅딜 구설수에 휘말리는 것 아니냐』고 박총재의 간접책임론도 제기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