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열매 조국에 투자”/김홍일 의원 요청받고 추진… 조흥銀 최대주주 예고/벤처사 10억5,000만弗 매각… IMF이후 교포투자 1호30대의 젊은 재미 벤처기업가 김종훈(金鍾勳·37) 사장이 4월 벤처기업을 매각해 벌어들인 6억달러(약 8,500억원)중 2억달러를 국내 최고(最古) 조흥은행에 투자키로 해 또다시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신 아메리칸 드림」을 일군 이국땅의 벤처기업가가 IMF 사태를 맞아 휘청거리는 조국에 거액을 투자하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김사장은 75년 미국으로 건너가 23년만에 억만장자의 꿈을 이룬 지 불과 한달여 만에 그 화려한 열매의 3분의 1을 조국땅에 선뜻 쾌척했다.
중학교 2학년때 이민간 김사장이 벤처기업 유리시스템즈를 설립한 것은 92년. 네트워킹 시스템분야에 탄탄한 기술력을 쌓은 김사장은 회사설립 7년만인 4월말 미 굴지의 정보통신업체인 루슨트 테크놀로지사에 10억5,000만달에 유리시스템즈를 매각,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당시 미 워싱턴포스트가 『세븐일레븐에서 야간근무했던 고학생의 기업가정신이 마침내 실현됐다』고 대서특필했듯이 김회장은 일주일에 120시간 공부하고 하루 평균 16시간 일하는 피눈물나는 역정으로 기업을 일으켜 세웠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지가 지난해 김사장을 「전 미국을 통틀어 가장 빨리 성장한 벤처기업 창업주」로 선정했을 정도였다. 김사장은 통신업계의 「빌 게이츠」로 불릴만큼 미국내에서는 대단한 저력을 지닌 벤처기업가로 통한다. 현재 루슨트 테크놀로지 네트워크부문 사장을 맡고있는 김사장이 국내 은행에 투자를 타진한 것은 4월초 국내 대학벤처동아리지원을 위해 국회를 방문했을 때.
김사장은 당시 국민회의 김홍일(金弘一) 의원으로부터 『기술과 투자지원을 부탁한다』는 요청을 받았으며 조흥은행을 방문한 자리에서 투자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말께 IMF체제로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고있는 조국에 투자를 결정한 김사장은 6월 1일 조흥은행에 투자의향서를 정식으로 보냈다.
김사장은 이번 2억달러투자로 조흥은행 최대주주로 부상할 전망이다.
유리코리아 김용문(金容文) 상무는 『2억달러를 투자하면 현시가(주당 1,300원)를 감안할 경우 전체주식의 54%, 액면가(5,000원)기준시는 23%내외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김사장은 조흥은행경영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조흥은행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진행과 경영참여는 전(前)유리시스템즈사 재정담당이사를 지낸 캔 브로디씨가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캔 브로디씨는 미국 수출입은행장과 골드만삭스사 집행위원을 20년 지낸 금융전문가. 김사장은 개인재산 100만달러를 출연해 서울에 대학생들의 벤처기업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재단설립도 추진중이다.<김광일 기자>김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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