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전 대비 “작고 강하게”/전투병·탱크·장갑차 줄이고/컴퓨터등 첨단장비로 무장작지만 첨단기술로 무장된 정보화 시대의 「디지털 군대」. 21세기의 전투는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컴퓨터로 진행된다. 병력수는 적어도 행동은 빠르며 화력은 더욱 치명적이다.
21세기 새로운 미육군의 골격이 10일 드러났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유지돼 온 미육군 조직이 혁명적으로 탈바꿈하면서 앞으로의 전술도 병법에 기초한 종래의 방식에서 컴퓨터 게임과 같은 모습으로 바뀌는 것이다.
미육군은 이날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 세기를 겨냥한 군조직개편안 「포스 XXI」을 발표했다. 지난 5년간 군전문가들이 총동원돼 마련된 개편안이다.
개편안의 골격은 미육군이 보유하고 있는 10개 사단의 전투병력과 탱크 장갑차의 수는 줄이되 모든 차량과 화기 그리고 각 소대단위에까지 컴퓨터와 인공위성 통신장비, GPS(인공위성 위치탐지기), 야간 전투장비 등을 장착한다는 것. 여기에 최첨단 정찰장비를 보강, 아군의 병력위치 및 이동상황 그리고 적군의 상황에 관한 정보를 리얼타임으로 컴퓨터에서 종합 분석한다. 물론 유선 또는 무선을 사용해 온 부대간 통신도 인공위성을 이용한 디지털 통신으로 대체된다.
미육군은 이를 위해 우선 6개 중화기 사단의 경우 사단 병력 수를 현재의 1만 8,000명에서 1만 5,000명 수준으로, 각 기갑대대의 탱크 수도 58대에서 45대로 줄이는 등 사단조직의 덩치를 줄였다. 또한 4개 보병사단의 경우에도 3,000∼5,000명 규모로 축소, 걸프전과 같은 지역분쟁이나 테러전 등에 신속히 투입될 수 있도록 기동성을 높이기로 했다. 미육군은 우선 텍사스주 후드 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미 제4사단을 2000년까지 시범적으로 재편성한 뒤 나머지 9개 사단에 대해서는 2010년까지 조직개편을 완성키로 했다.
이날 조직개편안을 발표한 육군작전국장 윌리엄 하트조그 대장은 『앞으로의 전투는 컴퓨터 화면을 보고 컴퓨터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며 『차세대의 군대는 정보화 시대의 디지털 기술을 이해할 수 있는 젊은 지휘관들이 떠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트조그 대장은 『비록 사단 규모가 적어지기는 하지만 작전지역은 종전보다 2배나 넓어지고 또 신속한 이동과 공격, 정밀한 포격 등으로 공격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항모 9배 ‘이동해상기지’ 가상출현/15,000명 무장병력상륙/활주로 34개 ‘해상요새’/비용막대 실전배치의문
최근 미 육군이 21세기형 전략을 개발하기 위해 실시한 워게임에 새로운 개념의 초대형 「이동해상기지(MOB)」가 등장했다. 갑판 면적이 기존 항공모함의 9배가 되는 이 기지는 1만 5,000명의 완전무장 병력을 상륙시킬 수 있다. 또 활주로도 3∼4개나 갖추고 있어 움직이는 「해상요새」로 손색이 없다. 거대한 몸집에도 시속 5노트 정도로 이동할 수 있다. 미 육군은 최근 6일간 100만달러를 들여 이를 이용한 가상 워게임을 했다.
군사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동해상기지는 화학탄(또는 전술핵무기)을 탑재한 적의 미사일공격으로 육상 교두보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일 때 효과적인 반격 거점이 된다. 이번 워게임에선 중동의 가상적이 주요 공항과 항구 등을 화학무기가 적재된 탄두미사일로 공격해 육상교두보 확보가 불가능해지자 이동해상기지를 이용해 반격을 개시, 상당한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이같은 개념의 기지가 실전배치될 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대당 60억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건조비용. 현재 활동중인 항공모함의 전략적 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해군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 또 해상기지를 이용한 작전이 전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끈다는 보장도 없다.
미 국방부내에선 『아무리 첨단무기가 개발되더라도 정말 중요한 역할은 전투현장에 투입되는 병사들이 담당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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