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년 印尼서 강제편입후 분리·독립운동 끊이지 않아동(東)티모르의 비극은 끝날 것인가. 동티모르는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의 남동쪽 끝에 있는 인구 80만의 섬. 주민 대다수가 로마 가톨릭계다. 75년 인도네시아의 무자비한 침공을 받아 이듬해 강제 편입된 뒤 분리·독립 운동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바하루딘 하비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9일 영국 BBC와의 회견에서 동티모르에 「특별 지위」를 부여할 뜻을 밝혔다. 아울러 이 지역 독립운동가인 사나나 구스마를 제외한 정치범 15명을 석방하는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하비비의 이번 조치는 일단 수하르토 정권의 퇴진 이후 인권신장에 대한 국제적 압력과 국내 혼란의 또다른 불씨를 없애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학살과 박해로 일관한 수하르토의 동티모르 정책에 상당한 변화를 시사하는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하비비가 말하는 「특별 지위」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불분명하지만 동티모르의 정치적 자치나 독립 허용은 아닌 것 같다. 따라서 특별지위를 누리는 수도 자카르타, 북 수마트라의 아체 등 이슬람 지역을 볼때 가톨릭 지역인 동티모르에 문화적, 상징적 자치를 허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박진용 기자>박진용>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