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대상 피하려 설익은 외자유치 발표도최근 증시의 총아는 단연 구조조정 관련 기업이다. 하지만 구조조정에도 옥석이 있다. 막연히 「구조조정은 호재」라며 투자했다간 낭패보기 십상이다.
10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943개 상장기업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 신청발표후 구조조정 진행상황을 공시한 기업은 148개에 달한다. 영업양도나 자산매각 등을 통해 외자도입이 확정단계에 이른 경우도 59개사, 8조2,925억원(약 59억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는 시일이 흐를수록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라이신사업부문을 독일 바스프사에 매각키로 한 대상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 매각발표가 호재로 작용해 3월18일 대상의 주가는 7만3,100원까지 뛰었다. 하지만 10일 현재 주가는 4만2,400원에 불과하다.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핵심사업인 라이신을 빼고 나면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차원에서 모기업인 신원과 합병하기로 3월23일 발표한 신원JMC는 당일 주가가 1만500원까지 뛰었다. 하지만 신원JMC가 모기업의 경영악화 부담을 떠안을 수 밖에 없다는 점 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주가는 10일 현재 3,300원까지 급락했다. 신원은 8일 열린 주총에서 주주들의 반대로 합병을 포기했다. 대한중석도 핵심사업인 초경합금 사업부문의 해외매각이 증시에서 악재로 작용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대신증권 김택수(金澤秀) 이사는 『핵심사업부문매각은 그룹전체로는 이익이 되겠지만 해당업체는 껍데기만 남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자유치 발표도 함정이 많다.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퇴출대상에서 제외되기 위해 경쟁적으로 설익은 외자도입계획을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계 펀드의 자금을 유치하기로 가계약을 맺었던 동서증권의 주가는 관리종목임에도 불구하고 계약체결 발표 다음날 130원이 올랐다. 하지만 투자금은 입금되지 않았고 동서증권은 이달초 인가취소되고 말았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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