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악화불구 금슬 여전/낸시 “우린 아직도 한침대”『우리는 아직도 한 침대를 쓰고 있다. 우리의 사랑은 이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각별하다. 나는 서로를 찾게해 준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우리가 함께 보낸 46년은 로니가 없었다면 상상도 못했을 세월이었다. 로니는 내가 외출하면 하루종일 나를 찾아 집안을 헤맨다』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을 앓고 있는 로널드 레이건(87) 전 미 대통령 부부가 미 대중연예잡지 「배니티 페어」 7월호 표지에 등장했다. 낸시(74) 여사는 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변함이 없는 남편 로니(레이건의 애칭)와의 애정을 이렇게 말했다.
증세가 깊어져 거의 집안에서 하루를 보내는 레이건과 낸시가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된 것은 6년만에 처음. 낸시는 『아마 이 사진이 우리 부부의 마지막 공식사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속의 레이건은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나 친구는 물론이고 때로 낸시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증세가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반세기 가까운 인생의 동반자인 낸시의 지극한 애정과 보살핌으로 그의 「황혼 여행」이 결코 쓸쓸해 보이지는 않는다.
레이건 부부는 로스앤젤레스 시내를 굽어보는 벨에어 소재 전원풍의 저택에살고 있다. 저녁이면 백악관 시절 열었던 국빈만찬과 해외여행 비디오를 함께 보며 시간을 보낸다. 손님은 거의 접대하지 않는다. 낸시를 인터뷰한 콜라첼로 기자는 낸시가 요즘도 패션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때때로 정신이 딴 데 가 있는 것처럼 보이며 남편 얘기가 나오면 눈에 눈물이 고인다고 전했다.
자식들의 왕래도 드문 편. 4명의 자녀중 레이건의 전처 제인 와이맨 소생인 맏딸 모린만이 간간히 연락할 뿐 둘 사이에 태어난 아들 론과 딸 패티, 그리고 양자 마이클과는 거의 관계가 끊어졌다고 한다. 레이건 부부는 둘이서만 너무 가까운 나머지 자녀들이 따돌림 당하는 느낌을 가질 정도라고 이 잡지는 전했다. 레이건은 94년 11월 「나의 사랑하는 미국인에게」라는 서신에서 자신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렸음을 공개하고 『나는 이제 인생 황혼으로 가는 여행을 시작한다』면서 대통령으로 뽑아준 국민에게 감사와 작별을 고했었다.<뉴욕=윤석민 특파원>뉴욕=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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