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참총장 새 국가원수로 ‘8월 大選’ 이행 불투명「7번의 쿠데타로 얼룩진 38년 나이지리아 헌정사에 민주화의 봄은 오는가」
철권통치를 자행해 온 독재자 사니 아바차 장군(54)이 8일 심장마비로 급사함으로써 아프리카 중서부의 맹주이자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 최대 인구국인 나이지리아의 민주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수많은 나이지리아 국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아바차의 사망소식에 환호했다. 아바차는 93년 11월 무혈 쿠테타로 집권했다. 그해 6월 대통령 선거에서 백만장자 마수드 아비올라의 당선이 확실시 되자 선거를 무효화하고 권력을 가로챈 것이다. 따라서 그의 사망은 93년 선거결과로 돌아가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야당과 재야 지도자들은 즉각 군부에 민정이양을 촉구하며 구속된 아비올라를 과도정부의 수반으로 삼아 민주화 작업을 진행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체제 인사로 해외에 망명중인 노벨상 수상작가 월 소잉카는 8일 『독재자의 사망은 나이지리아에 시민사회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이자 군부에게도 기회』라면서 『군부는 막사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부는 이런 야당과 국민의 민주화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최고 통치기관인 군사잠정통치평의회(PRC)는 후계자 문제를 논의한 끝에 9일 새벽 아바차의 오른팔인 압둘살람 아부바카르 육군참모총장을 새 국가원수로 선출했다. 절대권력자의 사망에 따른 권력공백과 정치혼란을 차단하기 위해 서둘러 후임자를 선출, 집권연장 조치를 취한 것이다.
군부의 이같은 발빠른 움직임으로 볼 때 나이지리아의 민정이양은 험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측통들은 새 국가원수인 아부바카르도 전임자와 마찬가지로 권력욕이 강해 아바차가 약속했던 「8월 대선 실시, 10월 민간에 정부이양」일정을 지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야당과 재야세력도 스스로 군사정권을 끝내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일부 야당 지도자들이 그동안 아바차 정권에 야합했는가 하면, 종족 종교 지역에 따라 각 파벌간 이해가 달라 「반 군사정권」의 공동전선을 펼 수 있을지도 의문이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의 민주화는 결국 군부의 의지에 달려있다.<박진용 기자>박진용>
◎나이지리아 정변일지
▲6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
▲66년 1월 쿠데타로 발레와 초대 민선총리 피살
▲66년 7월 야쿠부 고원 중령 역쿠데타 집권
▲75년 무탈라모하메드장군쿠데타 집권
▲76년 부카르 담카장군 쿠데타, 모하메드 암살
▲79년 알하지 사가리 민선대통령정부 출범
▲85년 이브라힘 바반기다 장군 쿠데타 집권
▲93년 6월 대통령선거 및 바반기다 대통령 선거 무효선언
▲93년 11월 사니 아바차 국방장관 무혈쿠데타 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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