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념(陳稔) 기획예산위원장은 9일 공공부문 개혁을 맡고있는 사무관급이상 공무원들을 회의실로 소집했다. 공기업 민영화업무가 기획예산위에서 재경부로 넘어간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술렁거리는 개혁담당 공무원들을 다독거리기 위해서다.이날 아침 출근길에서 만난 개혁담당 실무과장은 『뭐하자는 겁니까. 이 정부의 개혁 역시 말로만 끝나는 것 아닌가요. 이런 역할이라면 아예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개혁의 대상자가 개혁주체로 나서는 상황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기획예산위에서 개혁을 담당하고 있는 사무관급 이상 공무원중 절반 가까이는 민간인 출신이다. 모두 새정부 개혁작업에 동참한다는 마음으로 봉급이 절반이상으로 줄어도 변호사나 연구원 등을 마다하고 흔쾌히 참여한 새정부의 개혁일꾼들이다.
진위원장의 설명처럼 기획예산위가 개혁의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리고 해당부처가 실무작업을 하면 실효성과 속도감을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개혁주체들이 맥빠져 있고 개혁대상들이 하나같이 『주체가 누구인지, 어디가서 상의해야하는지』를 묻고 있다는 사실이다.
진위원장과 대화를 마치고 난 뒤 실무자들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반응들이다.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던 풍선에 바늘구멍을 낸 모습들이다. 기획예산위가 청와대 직속기구로 온 국민의 기대와 성원속에 간판을 내건 지 9일로 100일하고도 5일 지났다. 진위원장이 「개혁일꾼」들을 안지 못하고 이들의 개혁의지가 식는다면 기획예산위는 공공부문 개혁주체로서의 국민적 성원을 더이상 기대할 수 없다. 개혁의 큰 축인 공공부문 구조조정이 성공하기위해서는 기획예산위의 전면적인 전력과 전술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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