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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그룹 무더기 적자/“재벌체질이 근본요인”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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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그룹 무더기 적자/“재벌체질이 근본요인” 지적

입력
1998.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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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시장변화에 무신경 경쟁시대 거대조직 부적절”「3 다이아몬드」가 빛을 잃고 있다. 「후지(富士)산처럼 우뚝해 눈길을 뗄 수 없다」던 평가를 받았던 미쓰비시(三菱) 그룹의 성과가 옛날같지 않다.

97년도 결산에서 미쓰비시 자동차, 미쓰비시 전기, 미쓰비시 건설, 미쓰비시석유, 미쓰비시 제강 등은 적자를 냈다. 니콘, 미쓰비시 중공업, 미쓰비시 제지 등은 이익이 크게 줄었다. 기린맥주 등도 겨우 전년 수준을 맴돌았다.

이를 두고 아사히(朝日)신문이 발행하는 주간 「아에라」는 『저마다 이유는 있다』고 지적했다. 단독으로 230억엔, 해외 자회사를 합친 연결 결산으로는 600억엔의 적자를 낸 미쓰비시 자동차는 「파제로」에 이은 성공작이 없었던 데다 아시아 경제 위기로 대형 트럭사업이 부진했다. 미국 현지 공장에서의 성희롱 사건, 총회꾼에 대한 이익제공 사건 등 기업의 이미지를 해치는 사건도 겹쳤다. 그러나 기록적인 흑자를 낸 경쟁업체 혼다(本田)의 성공에 비추어 가장 두드러진 것은 뭐니뭐니 해도 확실한 상품전략을 갖고 있지 못했다는 점이다. 내부에서도 「기술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과 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한 무신경」이 지적됐다.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혀 자기혁신을 게을리한 것은 기린맥주도 마찬가지. 87년부터 아사히맥주가 들고 나온 「슈퍼 드라이」에 시장을 조금씩 빼앗겨 와 60%에 이르렀던 시장점유율이 42%로 후퇴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쓰비시 각사의 개별적인 이유보다 그룹 전체에 남아 있는 「재벌 체질」이 보다 근본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메이지(明治)시대에 시작된 미쓰비시그룹은 늘 국가와 함께 성장해 왓다. 패전후에도 일본의 대표적인 기업집단으로 인식돼 왔고 내부에도 그런 인식이 팽배했다.

히도쓰바시(一橋)대학 나카타니 이와오(中谷巖) 교수는 『소니나 캐논 등 최근 호조를 보이는 기업은 거의 구재벌계가 아니다』며 『미쓰비시의 최대 장점인 거대조직은 국가개념조차 흐려지는 경쟁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게이오(慶應)대학 다케나가 헤이조(竹中平藏) 교수도 『종신고용, 연공서열 중시 등 미쓰비시가 상징하는 일본 기업시스템은 시대에 맞지 않다』며 『빠른 사람이 이기는 것이 시장의 원리』라고 동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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