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익제편지 압수수색 영장청구한것은 검찰”/오제도 변호사 공박「북풍사건에 대한 변호인단의 반격이 시작됐나」
9일 열린 북풍사건 공판에서 권영해(權寧海) 전안기부장의 변호인단은 오익제(吳益濟)씨 편지사건에 대한 「검찰책임론」을 제기, 검찰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오제도(吳制道) 변호사는 이날 모두(冒頭) 변론에서 검찰을 향해 『귀에 거슬릴 지 모르지만 끝까지 경청해 달라』며 포문을 연 뒤 오씨 편지공개사건을 기소한 검찰을 공격했다.
오변호사는 『통신제한조치가 내려진 오씨의 편지에 대해 안기부가 압수수색을 신청한 것은 사실이지만 영장을 법원에 정식 청구한 것은 검찰』이라며 『영장청구가 김대중(金大中) 후보에게 불리하다면 왜 검찰은 영장을 기각하지 않았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오변호사는 나아가 『검찰이 안기부의 하위기관인가 아니면 김후보의 낙선운동을 한 것인가』라고 검찰을 공박했다.
오변호사는 이어 『검찰의 공소제기는 정치보복이자 한풀이에 불과해 과감히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고 요구한 뒤 『그래야 남북통일을 대비하고 국민을 위한 대북안보태세를 세울 수 있을 것』이라며 10여분간의 발언을 마무리했다.
변론이 끝나자 방청석에 있던 피고인들의 가족 친지들로부터 박수가 터져나왔고, 재판부가 『한번만 더 박수치면 퇴정시키겠다』고 경고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한편 검찰은 이같은 비난을 예상한 듯 수사착수 당시 오씨 편지 사건에 관여했던 서울지검 공안1부 검사들을 전보하고 공판참여도 배제했다.<이태희 기자>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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