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마음은 벌써 프랑스에/박래부 논설위원(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마음은 벌써 프랑스에/박래부 논설위원(지평선)

입력
1998.06.10 00:00
0 0

돼지 멱따는 소리가 동네를 한바탕 뒤흔들고 나면, 아이들에게는 그 불쌍한 동물의 오줌통 하나가 돌아왔다. 개구쟁이들은 밀짚으로 돼지 오줌통에 바람을 가득 채워 공을 만든 후, 땅거미가 질 때까지 차고 놀았다. 고무공도 있었지만, 오줌통 공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19세기까지 각국의 축구공은 그와 비슷했다고 한다. 돼지 등 동물의 방광에 바람을 넣고 그 위에 가죽을 입힌 공이나, 동물의 털 등으로 속을 채운 헝겊덩어리가 사용되었다.■축구와 유사한 경기는 고대중국과 그리스, 로마에도 있었으나 1863년 영국에서 통일된 경기규칙이 제정되어 지금의 축구가 시작되었다. 축구는 대영제국의 세력확장에 힘입어 세계에 보급되었고, 부자들만 즐기던 스포츠가 가장 대중적인 오락이 되었다. 지금 지구상의 각종 축구선수는 약2억인, 축구팬은 10억인으로 추산되고 있다.

■선수 개인의 기량과 조직성, 우연성이 숨가쁘게 교차하는 축구는 현대세계의 역동성을 상징하는 스포츠로 사랑받고 있으며, 월드컵 축구대회는 선수들이 국경을 넘나드는 다른 체육경기와 달리 국가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나라마다 열기가 한층 뜨거워진다. 우리 축구팬들은 지난해 가을 월드컵 예선전부터 응원단 「붉은 악마」를 중심으로 열광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드디어 프랑스 월드컵 개막식 날이다. 팬들의 마음은 벌써 우리 팀이 경기를 가질 리옹과 마르세유, 파리의 경기장에 가 있다.

■우리 축구팀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감회는 각별하다. 5번째 본선에 진출하는 우리 팀은 2002년 월드컵 공동주최국으로서 축구위상을 세계에 과시해야 한다. 또한 우리 팀에게는 경제난으로 땅에 떨어진 국민적 사기를 끌어 올려줬으면 하는 희망이 걸려 있다. 지난번 중국과의 평가전 때 부상을 입은 황선홍 선수가 빨리 완쾌되어, 예정대로 최용수와의 투톱전략이 빛나기를 기대한다. 설령 그 전략이 바뀌더라도, 한국인 특유의 정신력으로 본선 1승과 16강 진출의 위업을 이루기 바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