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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전노래 ‘부용산’두편 소설로 햇빛/최성각·정도상 단편 동시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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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전노래 ‘부용산’두편 소설로 햇빛/최성각·정도상 단편 동시발표

입력
1998.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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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에 상처받은 민족恨 담아김성우(金聖佑) 한국일보 논설고문이 한국일보 2월14일과 3월28일자에 칼럼을 통해 소개한 구전노래 「부용산(芙蓉山)」에 관한 이야기가 알려진 후 이 노래에 얽힌 사연을 다룬 단편소설 2편이 거의 동시에 발표됐다. 소설가 최성각(43)씨는 「현대문학」6월호에, 정도상(38)씨는 「실천문학」여름호에 각각 「부용산」이라는 같은 이름의 소설을 선보였다.

김고문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부용산」은 48년 목포 항도여중에 재직하던 국어교사 박기동이 시를 짓고, 나중에 월북한 음악교사 안성현(최승희의 남편 안막의 조카)이 곡을 붙인 노래다. 박씨가 동생의 죽음을 애도해 지은 것이라고도 하고, 어린 제자의 죽음을 슬퍼해 지은 노래라고도 알려져 있다. 노래는 그간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구전돼왔다.

최씨는 소설에서 김고문과 김종철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소설가 송영 황석영씨 등의 실명을 사용해가며 부용산에 얽힌 현실과 허구를 교묘히 섞어놓았다.

산삼을 심는 농심마니 모임에서 우연히 「은미」라는 여인이 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들은 주인공은 노래의 유래를 추적한다. 그는 은미가 전향서를 쓰고 출소한 뒤 과일행상을 하며 살아온 지식인출신 남부군의 딸이며, 아버지가 사망한 뒤 매일밤 이불 속에서 어머니에게 이 노래를 불러주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최씨는 이 소설을 표제로 한 소설집도 곧 출판할 예정이다.

정도상씨의 작품도 33년여만에 출소한 장기수의 어머니가 아들을 그리며 쓴 편지 형식으로 부용산의 구슬픈 가락을 형상화했다. 이 소설에서는 아들의 아버지가 평소 어머니에게 부용산을 불러주었던 것으로 나온다.

두 작품에서 「부용산」은 모두 이념으로 상처받은 민족의 한을 상징하는 노래로 쓰인 셈이다.

「빨치산의 노래」로 알려졌던 「부용산」은 가수 이동원의 녹음작업과 함께 이번에 소설로 살아나 50년만에 더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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