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문명 몰락 자연파괴 때문”『로마인들의 광산채굴을 위해 땅 속을 마구 파헤침으로써 대규모 토양침식이 일어나기도 하고 언덕이 통째로 사라져버리는 일도 많았다. 노천광 개발을 위해 언덕을 다 파버리고 다시 땅밑까지 파고 들어가 본래 지형 자체가 크게 변한 것이다. 또 주요 광물을 캐내면서 납 수은 비소등의 맹독성 물질도 캐내게 됐다. 이에 따라 광산에서 맹독성 물질이 지하수로 스며들고 유독성 물질이 함유된 물이 지표에 도달하여 관개수로를 통해 들판을 적시게 됐다. 엄청난 재앙이 아닐 수 없었다』(192쪽).
미국 덴버대 도널드 휴즈 석좌교수의 「고대 문명의 환경사」는 그리스 로마 등 서양 고대문명이 겪은 환경문제와 그로 인한 문명의 몰락과정을 추적한다. 환경문제는 산업사회 이후에 발생한 것으로 잘못 생각하는 우리에게 이 책은 현대 환경문제의 뿌리가 고대인의 자연에 대한 태도와 가치관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귀한 통찰을 전해준다.
특히 『고대문명의 몰락은 부분적으로 자연에 대한 착취에서 비롯됐다』는 그의 결론은 선의와 기술적 진보만으로 사회를 무한정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준다.
환경사 분야는 우리에게 거의 소개되지 않았지만 외국에서는 환경문제를 역사적 실증적으로 고찰하는 작업이 매우 활발하다. 이 책(원제 「Ecology in Ancient Civilization」)만 해도 영어판은 75년에 나왔다. 사이언스북스. 1만원.<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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