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론평가절하땐 부메랑효과.中경제 더 큰타격.외환보유1,400억弗 ‘안전판’/임박론수출성장 하락때마다.6차례 평가절하 전례.4대은행도 지급불능 상태중국은 위안(元)화를 평가절하할 것인가, 한다면 그 시기는 언제인가?
미국에서 발행되는 격주간 경제전문지 포브스지 최근호에서 투자분석가 게리 쉴링은 『중국 관리의 말은 믿지말라, 중국 경제를 보라』고 말하며 위안화의 평가절하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제프리 삭스 미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등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불가피하며 시기와 폭만 문제』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평가절하 불가론 장쩌민(江澤民) 중국국가주석은 3일 AFP통신과의 회견에서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주룽지(朱鎔基) 총리 등 중국 지도부가 기회있을 때마다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해왔지만 江주석이 위안화 평가절하 문제에 관해 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위안화 문제를 절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江주석은 특히 이르면 올해중 실시할 예정이었던 위안화의 태환시기를 『특정할 수 없다』며 사실상 무기연기했다. 아시아 금융위기가 외화의 갑작스런 유출에서 비롯됐다는 인식 때문이다.
아시아 각국 통화가운데 최근 1년간 달러화 대비 환율을 그대로 지키고 있는 것은 위안화와 홍콩달러화 뿐이다. 태국 바트화 등이 이 기간중 40%이상 평가절하된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이례적인」 것인지 알 수 있다.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높은 경제성장률이 지속되고 있고 ▲외환보유고가 1,400억달러 이상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아시아 경제위기를 심화시켜 중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부메랑 효과」를 감안했기 때문이다. 특히 위안화는 현재 다른 통화와 태환이 되지 않아 중국 당국이 환율을 고수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것도 큰 이유다.
■평가절하 임박론 위안화 평가절하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중국이 현재의 환율을 유지할 경우 수출경쟁력에서 큰 타격을 입을 것이고 이는 그대로 경제성장률의 하락으로 직결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81년 이후 지금까지 6차례 평가절하를 단행했는데 평가절하 조치 직전 수출액 증가율이 크게 떨어졌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최근 중국의 수출신장률은 94년 1월의 평가절하 조치로 94년 35%에 달한 이후 계속 떨어져 작년에는 17.8%에 그쳤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은행시스템이 엄청난 부실채권으로 이미 지급불능상태에 빠졌다는 점이다. 중국은행, 중국건설은행, 공상은행, 중국농업은행 등 중국의 4대 은행이 갖고 있는 부실채권 규모는 1,800억달러로 총자산의 20%가 넘는다. 우리나라의 경우처럼 은행의 유동성부족이 금융위기를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럴 경우 위안화는 평가절하가 아닌 폭락사태를 초래할 지도 모른다.
◎위안貨 평가절하 하면/‘亞돈줄’ 홍콩금융 붕괴 韓·泰등 외채부담 더증가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두가지 측면에서 엄청난 파괴력을 갖고 있다. 우선 위안화가 대폭 평가절하될 경우 현재 달러당 7.8홍콩달러로 고정돼있는 홍콩달러의 환율도 지켜지기가 어렵다. 홍콩달러의 고정환율제 이탈은 그대로 홍콩의 금융시스템 붕괴와 이어진다. 아시아 금융시장의 돈줄이 말라버릴 수 있다는 말이다. 홍콩달러는 작년 9∼10월 아시아 금융위기의 와중에서 국제투기자본의 공격을 받았던 전례가 있다. 당시 홍콩 금융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 고정환율제를 지켜냈지만 이때는 중국의 든든한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또 우리나라와 태국 말레이시아 등의 경쟁적인 평가절하와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경쟁적인 평가절하는 외채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게 된다.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가 그랬던 것 처럼 사실상의 지급불능 상황에 빠질 가능성도 높다. 한국과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 지고 있는 외채는 5,00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정도의 외채가 지급불능상황에 빠진다면 세계 금융시장은 붕괴위기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위안화 평가절하가 몰고올 최악의 시나리오다.<박정태 기자>박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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