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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변화상/황제식 경영 버리고 총수들이 직접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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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변화상/황제식 경영 버리고 총수들이 직접뛴다

입력
1998.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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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 등재·투자유치등 앞장서구본무(具本茂) LG회장은 2월이후 일주일에 한번씩 대표이사 회장으로 등재돼 있는 LG화학과 전자의 이사회를 직접 주재한다. 이사회에는 사외이사도 참석하여 신규사업, 부채비율 축소를 위한 사업매각 등에 대해 격의없는 토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IMF이전까지만 해도 계열사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그룹의 21세기 비전을 구상하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그는 이사회를 주재하러 오전엔 트윈타워 동관(화학), 오후엔 서관(전자)을 오간다.

재벌총수들은 IMF체제 전까지만 해도 황제식 경영을 해왔다. 비자금파문, 부실경영으로 인한 경영책임, 환경오염등에 따른 법률적인 골칫거리로부터 책임을 면하기위해 전문경영인에게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겨왔다.

그러나 이젠 총수들이「천상」에서「지상」으로 내려오고 있다. 총수들은 2월 주총에서 전원이 주력사 대표이사 회장으로 등재했다. 정주영(鄭周永) 현대명예회장은 건설명예회장에, 이건희(李健熙) 삼성회장은 전자회장에, 김우중(金宇中) 대우회장은 (주)대우, 대우자동차회장에, 최종현(崔鍾賢) SK회장은 SK상사회장에 각각 선임됐다.

IMF가 재벌경영에 가져다 준 변화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5대그룹총수간에 2월 회의에서 도출된 5개합의사항에 집약된다. 첫째 사외이사제 도입을 통한 경영의 투명성 제고, 둘째 총수의 주력사 대표이사 등재로 책임경영 강화, 셋째 핵심주력사업 설정, 네째 재무구조 개선, 마지막으로 중소기업과의 협력강화등. 5개 합의사항중 오너의 주력사 대표이사 등재및 사외이사 선임등 경영투명성제고는 상당부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선단식경영을 지양하고, 승부사업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과도한 부채비율을 줄이기위해 계열사 매각및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중요한 개혁행보다.

재벌들이 가장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은 핵심사업 육성을 위한 강도높은 구조조정. 구조조정은 IMF시대 고금리속 자금난, 내수침체 시대에 죽느냐 사느냐는 생사여부를 가늠하는 결정적인 지렛대가 되고 있다. 정부가 재벌들의 부채비율 200% 축소시한을 당초 2002년에서 내년말로 앞당기면서 재벌들의 구조조정 속도도 빨라질 수 밖에 없다. 재벌들은 이에 따라 4∼5개의 주력업종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과거처럼 대마불사(大馬不死)신화는 IMF시대엔 더이상 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는 미국 반도체법인 심비오스 로직을 8억달러에 매각한데 이어 건설 자동차 전자 중화학 금융및 서비스 등 5개업종을 주력업종으로 선정했다. 삼성은 중공업의 중장비사업을 스웨덴의 볼보에 7억5,000만달러에 처분했으며, 10개업종을 전자 금융및 서비스등 4∼5개주력업종으로 재편키로 했다. 대우는 (주)대우 대우자동차 대우중공업 등 3개사를 주력기업으로 선정하고, 현재 37개 계열사를 20개로 대폭 줄이는「다이어트」를 하기로 했다. LG는 화학 전자 금융및 서비스등 3∼4개업종을 주력업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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