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나와 정치얘기는 안하려 했는데…” 운떼/“한국일보 창간일 맞춰 訪美한것 같군요” 덕담도8일 저녁(한국시간·현지시간 7일 아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숙소인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프레지덴샬 스위트룸에서 이뤄진 회견은 한국일보 창간을 축하하는 대통령의 덕담으로 시작됐다. 김대통령은 『미국방문을 한국일보 창간일에 맞춰하는 것같다』고 한국일보 창간을 우선 축하했다.
김대통령은 여기에 더해 창간선물을 할 뜻을 비쳤다. 『외국에 나와 국내 얘기는 가급적 하지 않기로 했는데 한국일보 때문에 지키기 어려울 것같다』고 운을 뗐다. 한국을 떠날 때 「정계개편」 얘기는 귀국해 하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이곳까지 왔으니 질문은 할 것이고, 그러면 대답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미의 「질문 개방」이었다.
김대통령이 말하는 정계개편론의 종착점은 지역갈등 해소에 닿아 있었다.
김대통령은 방미 하루전, 취임 100일 회견에서 지역주의 해소를 위해서도 정계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한국일보와의 회견에서 이 점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지역갈등 해소는 몇사람이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대통령은 정계개편만이 지역갈등을 없애는 유일한 방책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다.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서는 정치만 바꾼다고 될 일이 아니고 「지역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인사와 예산의 균형을 얘기하던데서 한 가지가 더 추가된 셈이다.
밤 10시20분부터 40분간 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대통령은 밝은 표정이었다. 김대통령은 평소 외국에 나가도 시차를 별로 느끼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날은 국내에서보다 활기찬 모습이었다.
김대통령은 회견 머리에 『여기서 고생만 하다가 대통령이 돼 왔으니 나도 감회가 새롭지만 이곳의 많은 친구들도 그럴 것』이라고 방미 소감을 피력했다. 또 뉴욕의 월가 사람들이 한국의 투자분위기에 대한 확신을 아직 갖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일면 수긍하면서도 『지방선거 승리와 민노총의 2기 노사정 참여로 외국 투자가들에게 한국이 안정돼 가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미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김대통령의 모습은 자신이 있어 보였다.
정상회담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 김대통령은『기대해보라』고 말했다.<뉴욕=배기철 편집국장>뉴욕=배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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