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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에 나타난 새 밀레니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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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에 나타난 새 밀레니엄의 모습

입력
1998.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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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만든 과학과 기계에 되레 지배당하는 암울한 인간상디지털의 세계에는 피가 흐르지 않는다. 끈끈한 점액질이 뚝뚝 떨어질 뿐이다. 우리가 눈뜨고 볼수 있는 새 밀레니엄의 한 모습, 스스로가 만든 과학기술에 거꾸로 지배되는 인간의 모습은 영화속에 이미 드러나고 있다.

인간이 달에 착륙하기 60년도 훨씬 전인 1902년 조르주 멜리에스감독이 「달나라여행」이라는 최초의 SF영화를 만들었듯이, 할리우드영화는 우울한 신세계의 모습을 이미 우리앞에 드러내놓고 있다. 그것은 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Distopia)이다. 그 핵심은 디지털, 컴퓨터를 이용한 「미래 이미지」의 생산이다. 올해 아카데미 감독·작품·편집상을 휩쓸고 영화속 대사대로 『나는 세계의 왕이다』라고 외쳤던 제임스 카메론감독이 만든 특수효과회사의 이름이 다름 아닌 기계가 지배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는 「디지털 도메인」이다.

79년에 첫 편이 나온 이후 4편까지 제작된 「에이리언」을 보자. 우주선 노스트로모를 운영하는 「회사」는 사람의 목숨쯤 아랑곳하지 않는 철저한 비인간적 조직이다. 과학의 발달이 만들 미래는 바로 이런 모습일지 모른다. 점액을 흘리며 인간을 노리는 에이리언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것은 극소수의 영웅적 전사일뿐, 따뜻한 인간공동체의 숨결은 보기 힘들다.

영화평론가들은 또 다른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미래세상의 양극단을 읽는다. 이 영화에는 세기말과 새로운 밀레니엄의 실상이 뒤엉켜있다. 인간을 대신해 각각 선과 악을 상징하는 사이보그들이 싸우는 영화에는 인간과 기계의 대립, 신화와 과학의 대립, 인간애와 물질주의의 대립만이 있다.

기술 발달이 가져올 밀레니엄의 세계는 인간에게서 운명마저 앗아가버릴 것인가. 이미 탄생한 복제양에 이어 언제라도 생겨날지 모를 복제인간, 두뇌마저 통째로 이식할 수 있을만큼 발달한 의학기술, 인간만이 가진 의지적 성욕조차 알약 한 알로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 세상. 새 밀레니엄은 도대체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비현실인지 구분할 수 없게 인간을 몰아가고 있다.<하종오 기자>

<미래 우주시대>

­달세계 여행/1902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프랑스

우주여행,본격 SF영화의 시초

­2001년 우주의 오디세이/1968

스탠리 규브릭 감독/미국

초월적 외계지성과의 조우

­에이리언/1979

리들리 스코트 감독/영국

적대적 외계인과의 조우

<미래의 사회상>

­메트로폴리스/1926

프리츠 랑 감독/독일

노동자와 자본가의 대립과 화해

­다가올 세상/1960

윌리엄 멘지스 감독/영국

2036년까지의 인류 연대기

­타임머신/1960

조지 팰 감독/미국

80만년후 인류의 계급 양극화

<핵전쟁·환경파괴>

­그날이 오면/1959

스탠리 크레이머 감독/미국

핵전쟁 이후의 인류

­매드맥스2·3/1981,1985

조지 밀러 감독/호주

자원고갈로 황폐해진 미래운명

­워터 월드/1995

케민 레이놀즈 감독/미국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진 육지

<기계문명의 미래>

­웨스트 월드/1973

마이클 크라이튼 감독/미국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로봇

­터미네이터1·2/1984,1991

제임스 카메론 감독/미국

인류존재 위협하는 인공지능 컴퓨터

<미래인간의 정체성>

­블레이드 러너/1982

리들리 스코트 감독/미국

인간보다 인간적인 인조인간

­로보캅/1987

폴 버호벤 감독/미국

자아를 찾는 반(半)인간 로봇

­토탈리콜/1990

폴 버호벤 감독/미국

진짜 자아와 가짜 자아의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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