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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복고바람/송대수 베이징 특파원(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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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복고바람/송대수 베이징 특파원(특파원 리포트)

입력
1998.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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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는 현재 복고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에도 박정희(朴正熙) 대통령 시대와 헐벗고 굶주리던 시절에 대한 향수가 있듯이 중국에도 과거를 못잊어 연연하며 그 시절을 회상하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개혁·개방으로 국부(國富)가 늘어났고 전반적으로 잘 살게 됐지만 개방의 역풍으로 인한 소외된 계층이 있기 마련이다. 경제적으로 윤택해진 생활 속에서도 인정미 넘치던 옛날이 그리운 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달 15일 베이징(北京)시내 한복판에 있는 호화 쇼핑센터인 펑롄(豊聯)에 1920∼30년대 중국 전통 복장을 한 300여명의 중국인 남녀가 모여들어 시선을 끌었다. 최신식 쇼핑센터에 난데 없는 복고 복장 물결은 개점 1주년을 맞은 펑롄이 고가구 전시 판매를 위해 이벤트 행사로 마련한 것.

복고 경향이 보다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은 독서계. 과거를 보여주거나 회상하는 내용의 책들이 쏟아져 나와 장기간 베스트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19세기말, 20세기초, 그리고 신중국 건국 초기의 생활상과 당시 역사적 유물들을 담고 있는 「오래된 사진첩(老照片)」시리즈는 「구(舊) 상하이(上海)의 기녀들」 「천안문의 옛모습」 「오래된 교회당」 「민국초기 여성패션」 등 각 100여쪽으로 된 포켓용 시리즈물이다. 이 시리즈는 96년말 1권이 출간된 후 지난해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고 이후 5권까지 출판됐다.

또 마오쩌둥(毛澤東), 저우언라이(周恩來) 등 중국 최고위층의 전속 사진사였던 뚜슈센(杜修賢)이 60∼90년대 공식·비공식 사진을 모아 출간한 「붉은 렌즈(紅鏡頭)」도 일약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

극단적 과도기 사회인 중국에는 하드록 카페나 재즈바가 우후죽순처럼 생기는가 하면 창안(長安)대로에는 우마차가 다닌다.

요즈음 들어 毛주석 사진을 비치한 택시가 늘어나고 周총리 영화나 TV프로가 큰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면 이제 중국인들에게도 복고를 복고 자체로 향유할 만한 생활의 여유가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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