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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제국’ 팍스아메리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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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제국’ 팍스아메리카나

입력
1998.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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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무기 140만대군 5대양 6대주 장악/세계경찰 위상강화 “새로운 1,000년에도 경쟁상대는 없다”세계 패권국. 미국은 냉전종식과 함께 과거 로마제국이나 몽고, 대영제국도 이루지 못했던 거대한 「세계 제국」을 구축했다. 2년여 앞으로 다가온 21세기도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미국에 의한 태평성대 시대)인가. 새 밀레니엄(천년기)를 꿈꾸며 광대한 세계 전략을 짜고 있는 미국과 이에 맞선 유럽과 일본, 중국, 회교권의 대응전략을 살펴본다.

21세기를 향한 팬아메리카니즘(Pan­Americanism)의 이데올로기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다. 20세기의 마지막 미국대통령이 되는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새로운 1천년에 대비하는 「밀레니엄 위원회」의 설치를 발표하면서 『먼훗날 미국이 자유와 창조를 밝히기 위한 세계의 등대였음을 기억토록 하자』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백악관에 만들어진 「밀레니엄 위원회」는 미국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미국 문화의 재발견, 과학기술의 증진, 새로운 인터넷의 개발, 화성탐사 등 15개 과제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연방정부의 각 기관과 공동으로 벌이고 있는 이 위원회는 오는 2000년 1월 「새로운 1천년을 맞는 미국의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직 1년반 이상의 시간이 남았지만 이 위원회의 지향점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확산을 위한 미국의 주도적 역할」임이 이미 드러나 있다.

이같은 미국의 의도는 일찍이 93년 클린턴 대통령이 취임한 뒤 백악관의 국가안보위원회가 마련한 「미국의 세계안보전략」에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자유경제와 민주주의 사회를 지켜나가는 것과 동시에 이를 확대하는데 있어서 미국의 국제적 개입은 필수적』이라고 이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이 보고서는 또 『21세기에도 이같은 미국의 개입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강한 군사력을 유지하고 또 필요할 경우 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쓰고 있다. 「세계경찰로서의 미국」을 유지한다는 게 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미국 언론들은 현재 「강한 미국」을 뒷받침하고 있는 게 군사력, 달러(경제력), 영어, 엔터테인먼트(대중문화), 인터넷(정보산업)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을 일컬어 「유일한 군사적 초강대국」이라 할만큼 군사력의 중요성은 첫손가락에 꼽힌다. 지난해 7월 미행정부가 발표한 「국방 25년 계획」에도 『오는 2015년까지 전세계에서 군사적으로 미국과 경쟁할 나라는 없다』고 밝혔다. 냉전의 종식과 더불어 소련이라는 라이벌이 사라졌고 또 유럽 중국 일본 등 강대국들도 세계경제의 질서 속에 생존하는데 급해 당분간 군사적으로 경쟁할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스스로도 세계 어느 나라와 전쟁을 벌여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나라라고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전히 강한 군사력의 유지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 10여년동안 30%의 국방비가 삭감되었지만 140만명의 대병력을 거느린 미국은 23만명의 지상병력을 외국영토에 주둔시키고 있고 또 15만명의 해군병력으로 하여금 오대양을 순찰케하고 있다. 육해공군의 재래식 전투능력과 핵전력만으로도 우위적 위치를 갖고 있는데도 미국은 차세대 전투기 F­22, 스텔스 폭격기 B­2, 우주방위체제 등 최첨단 무기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2월 백악관과 의회에 제출된 미국방부의 「98년도 연례보고서」는 이같은 군사력의 목적을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21세기를 맞는 미국의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비전이 아직은 뚜렷하지 않지만 군사력을 바탕으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두 이데올로기를 갖고 세계경영의 방향으로 나아갈 것은 분명해 보인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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