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까지 한전플라자갤러리/15∼22일 대구·광주서도사진작가 류은규(36)씨의 인물사진에는 역사가 있다. 그는 일제강점기 중국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 공산주의자의 후손을 찍는다. 그들을 통해 채록한 역사의 편린을 토대로 단절된 우리 근대사를 복원하는 것이 그의 꿈이다.
신구전문대에서 사진을 전공한 그는 96년부터 중국 옌볜(延邊)대 민족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항일운동사, 재중동포 이주사가 그의 연구분야다. 한국 북한 중국이 저마다 자국에 유리한대로만 근대사를 엮어가는데다 사진자료도 이를 뒷받침하는 것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역사를 바로잡자는 생각에서 사진작가로서는 특이한 분야를 연구의 주제로 삼았다.
그의 사진전 「잊혀진 흔적」전에는 임정에서 활동한 김규식박사와 동명이인으로 연해주에서 무력투쟁을 벌인 김규식장군의 딸 김현태, 봉오동전투의 영웅 안무장군의 이복동생 안긍설, 재중동포 역사학자들이 김좌진장군의 딸로 인정한 김산조와 그의 후손, 조선혁명군 지휘관을 지낸 이세봉장군의 셋째 제수 김화순, 민족교육자 김중건선생의 딸 김정완, 김일성의 전우였으며 재중동포여성으로 최고의 지위에 오른 헤이룽장(黑龍江)성 부주석 리민씨등 30여 주요 인물사진이 출품됐다.
이번 전시회는 류씨가 앞으로 할 일을 암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는 1890년대부터 시작된 재중동포 100년의 이주사를 사진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이미 현지에서 사진자료 일부를 확보했다. 전시회는 10일까지 한전플라자갤러리(027583494)에 이어 15∼22일 대구 동아백화점(0532523364)과 광주 조흥문화관(0622255141)에서 계속된다.<박은주 기자>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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