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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와 아버지/송영주 주간한국부 기자(여기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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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와 아버지/송영주 주간한국부 기자(여기자 칼럼)

입력
1998.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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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자프로골프대회(LPGA)에서 우승, 세계골프여왕으로 올라선 박세리 선수의 아버지 박준철씨와 최근 인터뷰할 기회를 가졌다. 세계적 골프선수로 키우기까지 그가 딸에게 쏟아온 열정은 확실히 남다른 것이었다. 그의 스파르타식 뒷바라지는 이미 스포츠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로부터 직접 듣는 세리 양육기는 사실 당혹스러웠다.그는 딸의 골프성적이 나쁘면 주위 시선을 의식치않고 그 자리(골프장)에서 뺨을 때렸으며, 안해도 될 실수를 반복하는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 경기가 끝난 후 차안에 가둬두고 심하게 때린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어린 딸을 골프 꿈나무로 발굴, 세계 최고의 스타로 키워 낸 아버지가 당당한 태도로 자식의 성공을 위해선 매도 필요하다고 말할 때, 그의 말을 제지하고 체벌은 무조건 나쁘다고 소리를 높일 마음은 없었다.

게으름으로 가득한 나의 어린시절을 돌아보더라도, 그리고 어린 내자식을 보더라도 웬만한 꾸지람만으로 자녀를 부지런히 움직이도록 만드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기 때문이다. 세리를 세계 정상으로 올려놓는 데 매는 확실히 효과를 발휘했을 것이다. 사실 자식에 무관심한 부모라면 매같은 건 들지 않는다. 집안이 시끄러워질 일은 피하고 싶으니까.

자식에게 불가피하게 매를 들어야 한다면, 매를 들기전 지금 내가 자식에게 내릴 징계의 본질이 무엇인가 먼저 생각해보자. 자식을 꾸짖고 때리는 목적은 무엇인가. 자식을 사랑하기 때문에 라는 명목아래 혹시 나 자신의 분을 삭이지 못하고 소리지르고 회초리를 휘두르는 것은 아닌가. 남들 앞에서 자식 혼내는 일은 피하자.

부모의 역할은 자식을 가르치는 일로만 끝나지 않는다. 실제적 행동으로 옮기도록 끊임없이 훈련시켜야 한다. 때로 매는 게으름을 쫓는 채찍질이 될 것이다. 자식에게 매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매를 들자. 하지만 자녀를 노엽게 만들지는 말자. 자녀의 성공보다 더 소중한 것은 부모자식간 관계가 아닐까. 가혹한 부모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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