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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합병태풍에/은행원 ‘뒤숭숭’ 예금주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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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합병태풍에/은행원 ‘뒤숭숭’ 예금주 ‘불안감’

입력
1998.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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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간 인수·합병(M&A)이 본격화하면서 예금주와 은행원들이 불안감에 싸여 있다.최근 은행간 합병설이 보도된 이후 정부가 은행예금에 대한 원리금보장책을 발표했는데도 합병설이 나도는 은행창구에는 『안심하고 맡겨도 되느냐』는 예금주들의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은행원들 또한 합병이 신분에 변동을 가져올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합병대상으로 거명되는 은행들은 고객 이탈을 막고 직원들의 창구사고를 예방하느라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합병대상으로 거론되는 모은행 역삼동지점은 5일 오전 예금주들의 전화문의가 고유업무를 처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쇄도했다. 『합병되면 원리금은 보장되느냐』는 전화와 다른 우량은행으로 예금을 옮기겠다는 예금주들도 많았다. 모은행은 고객 이탈을 막기위해 최근 고객 설득용 자료를 따로 만들어 전국 점포에 급히 보내고 텔레마케팅 고객들에게는 일일이 전화를 걸어 안심시키고 있다. 이 은행 삼성동지점의 한 직원은 『합병 등 소문에 휩싸인이후 예금주들의 마음을 돌려놓기가 어렵다』며 한숨을 지었다.

은행간 합병설에 따른 은행원들의 신분상 불안감도 심각하다. 「대량해고가 불가피하다」 「퇴직위로금은 고사하고 퇴직금도 받기 어려울지 모른다」 「모은행은 퇴출된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불안심리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원들이 자신이 재직하는 은행으로부터 4,000만∼5,000만원의 대출을 받아 퇴직시 은행측이 대출금을 회수할 경우 개인파산에 몰릴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높다. 모은행 서대문지점의 김모(31) 대리는 『우대금리 혜택을 받아 주택구입자금 5,000만원을 대출받았는데 퇴직하면 일반금리로 갚아야 하기 때문에 갑갑하다』며 『퇴직금을 몽땅 대출금 갚는데 쓸어넣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불안감은 우량은행의 직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B은행의 행원은 『합병을 할 경우 점포와 인원정리는 어차피 지점의 경영성과와 행원의 능력을 기준으로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합병을 주도하는 은행의 임직원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은행원들의 불안심리가 창구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위해 간부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은 지점장들에게 직원들의 동향파악을 강화하고 창구감독을 철저히 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유병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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