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울한 시대 보듬는 하나됨의 열창무대무대에 서면 더 아름다운 사람. 소프라노 박미혜(경희대 음대교수)씨는 무대 밖에서도 미인이다. 조리있는 말솜씨에 환한 웃음. 국내에서 가장 바쁜 성악가 중 한 명인 박씨가 3년 만에 독창회를 한다. 17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다. 국내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IMF체제로 사회 분위기가 침울한 이런 때일수록 아름다운 음악으로 모두가 하나 되는 무대를 만들어야겠다 싶어서 희망과 감사의 주제가 담긴 곡들을 준비했습니다. 한국인의 저력과 음악사랑을 보여주려고 주한외교사절과 기업인도 많이 초청했어요』
박씨는 한국인으로는 홍혜경 이후 두번째로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무대에 섰다. 88 서울올림픽 기념 국제음악제에서 모스크바 필하모닉과 협연, 멋진 리릭 소프라노의 등장을 처음 알렸다. 90년 귀국 이후 줄곧 여기저기 무대에 불려다니느라 바빴다. 「리골레토」 「루치아」 「춘향전」등 오페라도 많이 했다. 박씨는 특히 한국적 소재의 창작오페라에 관심이 많다. 9월에 초연될 한국과 이탈리아 합작오페라 「성웅 이순신」의 주역을 맡았다.
이번 공연은 김덕기 지휘 코리안심포니와 서울모테트합창단이 협연한다. 헨델, 모차르트, R 슈트라우스, 베르디, 벨리니, 구노의 성가곡, 예술가곡, 오페라 아리아등으로 다양하게 프로그램을 짰다. 바로크음악은 하프시코드에 맞춰, 모차르트의 성가곡은 소편성 오케스트라 반주로 노래한다. 피아노 반주로 바일의 현대음악도 들려준다. 너무 욕심을 낸 게 아니냐고 묻자 『독창회는 개인의 여러 면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며 반문한다. 『한곡한곡 너무 아름답다. 사랑하지 않으면 부를 수 없다』고 덧붙이면서.
좋은 음악가의 조건은 무엇일까. 그는 「어린애같은 겸손함」을 꼽는다. 『유학시절 선생님이 늘 말씀하셨죠. 유리컵처럼 투명해야 진실도 아름다움도 담을 수 있다, 바깥 세상은 혼탁하지만 우리 내면의 아름다움을 끌어내 극대화해야 한다고』 그의 표정이 바로 그런 유리컵처럼 맑다.(02)5988277<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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