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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지원 유도” 3단계 작전/金 대통령 미국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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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지원 유도” 3단계 작전/金 대통령 미국방문

입력
1998.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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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이미지 부각→한국 전략적가치 각인→최대한 실리얻기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8박9일 방미일정은 치밀하게 짜여진 일종의 작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 7일 아침(한국시간·현지시간 6일 오후) 뉴욕에 도착한 김대통령은 방미 첫날을 민주투사와 인권지도자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한껏 부각시키는 데 보냈다. 「인권운동가 DJ」는 미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이미지이다. 김대통령은 여기에다 「미국 국민이 도운 대통령」이라는 인상을 심으려 했다.

김대통령은 여장을 풀자마자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국제인권연맹의 인권상 수상식에 참석했다. 김대통령은 수상 연설에서 『나의 정치적 생애와 미국은 끊을 수 없는 유대감이 있다』고 자신의 정치적 역정과 미국 인권운동가들의 인연을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9일 아침 워싱턴에 도착한 뒤 국빈방문 일정 동안 동북아 전략에서 한국의 가치를 미국이 재평가하도록 하는 데 힘을 쏟을 예정이다. 미국의 개입정책(Engagement Policy)에 대한 공감표시, 동북아 미군 주둔에 대한 전폭적 지지등이 그 사례다. 지향점은 우리 경제위기에 대한 미국측의 지원을 얻어 내자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10일 새벽에 있을 클린턴미국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및 이어 가질 상하양원 합동연설회에서 이를 거듭 강조할 예정이다. 특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우리의 경제난 극복이 동북아의 안정을 위해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의 전략은 먼저 민주주의의 옹호자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분명히 각인시키고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재인식시킨 뒤 궁극적으로 경제적 지원을 확보하자는 3단계 공략법이다. 모든 가용 자원을 동원해 최대한의 실리를 얻어내자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미국 도착에 앞서 특별기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첫 방문지로 뉴욕을 택한 이유를 묻자 『방미의 최대목적은 경제외교』라면서 『그러나 먼저 미국의 분위기에 익숙해진 다음 워싱턴에 가려 한다』고 말해 방미에 단계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음을 밝혔다.

뉴욕에서 이뤄진 방미의 첫 단계는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인권상 수상식에서 300여명의 미국 인권운동 관계자들이 기립 박수를 보냈고 대한(對韓)지원의 열쇠를 쥔 루빈 미재무장관이 참석, 김대통령과 별도의 회동을 갖기도 했다.<뉴욕=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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