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지역감정 해결 힘주어 답변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취임 100일 내외신 기자회견은 전국에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예정된 1시간을 20분이나 넘기며 진행됐다. 김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대회견실에 모인 120여명의 기자들로부터 정치 경제 통일외교 등 각분야의 질문 14개를 받고, 즉석에서 소상한 입장을 밝혔다.
김대통령은 정책혼선 등에 대한 비판적 질문에 부분적으로는 긍정하면서, 동시에 구체적인 수치와 치밀한 논리로 반론을 반드시 제기하는 자세를 보였다. 때로는 긴장을 풀기 위한 김대통령의 조크로 회견장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한 외신기자가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 의원의 발언을 사법처리하는 것은 권위주의적인 게 아니냐』고 묻자, 김대통령은 자신의 입을 가리키며 『(공업용 미싱으로 박아야 한다는 발언 때문에)며칠 동안 이 근처가 자꾸 이상했다. 너무 심했다』고 받아넘겼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처벌은 둘째치고, 인신 공격을 해도 선거가 끝나면 그만인 풍토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책혼선에 따른 경제부총리제 도입에 대해선 『일사불란한 게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며 『한 사람이 예산 금융 재정을 모두 장악함으로써 관치금융이 초래됐다』고 반박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강력한 경제 개혁의지를 피력하면서도 『그러나 큰 방향은 민간부문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면서 시장경제논리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협조융자가 관치 금융의 부활조짐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동아그룹을 거명, 『과거에 기업주가 전재산을 내놓고 책임을 진 적이 있느냐』고 반박했다.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지역감정 문제에 대해서는 「충격」 「반드시」등의 강한 용어를 사용하며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김대통령은 국회의 관행과 관련, 자신의 경험담을 곁들여 『국회의원인지 상임위위원인지 구분이 안되고, 그나마 상임위도 겉돌고 성실히 운영 안된다』면서 강한 개혁의지를 피력했다.
김대통령은 실업대책에 관한 답변에 가장 긴 시간을 할애했지만 『3D 업종에 인력이 부족한 것을 보면 실업자들의 자구노력이 더 필요한 것같다』고 강조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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