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쉽게 구할수 있는 풀과 꽃을 이용해 옛여인의 옷빛깔 재현『맏아들이 사제가 되어 떠난 뒤 허전한 마음을 달래려고 시작한 염색과 사군자가 전시회를 열 정도로 능숙해졌습니다』
10∼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천연염색전」을 여는 주부 신계남(55·경북 안동시 태화동·사진)씨. 그는 90년 취미로 시작한 천연염색이 지난해 전승공예대전에서 문화체육부장관상을 받을 정도로 경지에 이르렀다. 이 전시회에는 개나리 찔레꽃 소나무잎등 자연재료 33가지에서 추출한 염료로 물들인 직물 100여점과 나비 사군자를 그린 두루마기 치마 저고리등 의복 30점을 선보인다. 명주 삼베등 천연섬유에 밴 풀빛 쪽빛 붉은 색들이 정갈하면서 은근한 옛 여인의 매무새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들이다.
그가 천연염색을 시작한 것은 90년부터. 취미로 배운 사군자를 옷감에 옮기는 작업을 하면서 염색법까지 배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천연염색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통도사 성파스님을 찾아가 방법을 전수했다. 그는 『자연에서 손쉽게 구할수 있는 풀과 꽃을 이용하는 천연염색은 화학염색과 달리 직물을 삶고 세척하는 과정에서 공해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으며 인체에도 좋다는 점에서 푹 빠지게 됐다』고 말한다.
그가 사용하는 재료는 담쟁이넝쿨 라일락 석류 쑥 밀감 들국화 쪽 양파등 다양하다. 흔한 재료도 있지만 때로는 머구같이 드문 풀을 얻기 위해 150리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베 한 필을 물들이기 위해서는 큰 솥을 가득 채울 정도로 풀을 뜯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재료를 잘게 썰어 삶아 걸러낸 물에 하루전 물에 담가둔 베를 넣어 물들이는 과정은 단순하지만 땀에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힘겹다』고 말한다. 『힘들어도 생활속의 소재가 색으로 변하는 과정이 무척 아름답다』는 신씨는 지난해부터 천연염색기술을 일반인들에게 가르치고 있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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