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주주들 슈퍼뱅크 탄생 ‘주도役’ 내락/조흥·상업·한일은 지방銀에 ‘구애’/동남·경남銀은 ‘혼수’ 문제만 남아/스케줄에 쫓겨 자칫 부실키울 우려도은행권 물밑 짝짓기행보가 숨가쁘게 빨라지고 있다. 26개 전 시중은행(지방은행 포함)이 모든 경우의 수를 놓고 인수·합병(M&A) 파트너를 물색중이다.
이미 M&A성사에 근접한 은행들도 있으나 상당수는 무수한 소문만을 양산하고 있는 상태. 한 시중은행임원은 『혼기가 차면 원래 스캔들이 많은 법이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짧은 시간안에 모든 것을 끝내야 하다보니 혼선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현재 동남경남은행처럼 혼수문제만 남은 곳도 있지만 짝사랑에 가까운 「구애형」, 아쉬울 것없이 여러후보를 놓고 재는 「콧대형」, 혼기에 쫓겨 날짜부터 잡아버린 「면피형」등이 아직은 대부분이다.
■중심에 선 신한은행 슈퍼뱅크탄생을 위한 대형시중은행간 M&A구도에서 리딩뱅크로 부상한 신한은행은 한복판에 서있다. 나응찬(羅應燦) 신한은행장은 『여러 상황을 검토하고 있지만 일단 회계법인들의 경영실사결과가 나온 뒤 이달안에 (M&A문제를)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현재 재일교포주주들로부터 M&A주도에 관한 내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슈퍼뱅크를 만드는 방법은 조흥 상업 한일 등 3개 대형은행중 하나와 신한은행을 합치는 방법. 자산건전성이 비교적 괜찮고 영업망이 넓으며 전산체계(유니시스기종)가 신한은행과 동일한 조흥은행이 가장 유력해보이지만 상업·한일은행보다 크게 앞서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조흥·상업·한일은행은 M&A파트너로 지방은행을 물색중이다.
■후발은행간 결합 보람은행은 합병파트너로 하나은행를 꼽았지만 하나은행은 이를 외면했다. 보람은행관계자는 『하나 한미은행등 우량후발은행을 대상으로 M&A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탄생배경이 비슷한 하나은행이 가장 타당하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국내합병보다는 국제금융공사(IFC) 자본유치에 주력하고 있지만 정부는 슈퍼뱅크보다 비교적 작업이 쉬운 「우량후발간 합병」부터 성사되기를 기대하고 있어 하나보람의 짝짓기 성사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은행들의 동상이몽 M&A에 임하는 은행들은 기본적으로 「등떠밀려한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한결같이 장기적 생존전략으로서 보다는 「만만한 상대」, 즉 주도권유지 차원에서 M&A에 접근하고 있다. 대형화를 위한 것인지 부실은행을 정리하기 위한 것인지, 초대형은행부터인지 후발우량은행부터인지, 가이드라인이 뚜렷하지 않은 금융당국의 태도도 혼선을 부채질하고 있다. 때문에 자칫 M&A 자체가 부실해질 가능성도 엿보인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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