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눈/지나치게 잘보여도 문제(권오길의 생물이야기:7)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눈/지나치게 잘보여도 문제(권오길의 생물이야기:7)

입력
1998.06.03 00:00
0 0

◎해상력 현재의 100배면 먼지·대장균까지 다보여/정상적인 생활 어려워눈은 마음의 창이요, 거울이라고 한다. 눈을 보면 지능은 물론 감성도 훤히 보인다고 말한다. 지름 2.4㎝, 무게 7g에 불과한 탁구공만한 눈동자에 어떻게 마음이 들어 있을까.

눈은 학문적으로 보면 사실 뇌에 뿌리를 두고 있다. 태아가 자라면서 뇌의 일부분이 두개골 밖으로 밀려나와 생긴 것이다. 따라서 눈을 보면 뇌의 내부를 투영해 볼 수 있다는 말은 맞다. 온화하고 희망과 지족으로 가득한 눈이 있는가 하면, 독살스럽고 불만이 그득한 눈이 있다.

사람의 눈은 0.1㎜ 이하의 물체는 보지 못한다. 삼신할매에게서 안분(安分)의 지혜를 발견하는 대목이다. 눈의 해상력(解像力)이 현재의 100∼1,000배라면 어떤 현상이 벌어지겠는가. 눈 앞에 떠다니는 모든 먼지와 냉면 속의 대장균까지 보여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보이지 않는다면 바늘을 찾지 못해 수도 없이 찔릴 것이다. 과하지 않고 부족하지도 않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을 배울 수 있다.

또 사람이 어떤 물체를 보면 망막에 맺히는 상은 곧추 서지 않고 곤두선 도립상(倒立像)이다. 빛이 투명한 수정체(렌즈)를 지나면서 꺾어져 뒤집어진 상이 맺힌다. 뇌는 모든 물체를 모두 거꾸로 보고 있는데도 바로 보인다고 착각하고 있다. 도둑세상에선 도둑이 도둑 아닌 것이다.

앞에 놓인 물체를 왼쪽과 오른쪽 눈 한 눈씩 번갈아 본다면 손가락 위치가 달라 보인다. 외눈이면 물체가 한 쪽으로 치우쳐 보인다. 눈이 두 개이기에 양쪽에서 보는 상을 조절, 원근(遠近)을 알 수 있다. 여기에도 하나 아닌 둘의 조화가 있다.<강원대 생물학과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