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교육부는 97년 860명이었던 원어민(原語民) 영어교사를 300명 선으로 대폭 축소했다. 당초 1,200명 선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계획을 포기한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원어민 영어교육의 효과가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 때문이다.그동안 듣기 말하기 위주의 암기식 영어습득법은 교육효과가 떨어질 뿐아니라 학생들의 독해 및 작문능력까지 저하시켜 결과적으로 언어에 대한 논리적 사고력을 퇴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국제화를 위한 영어 조기교육의 광풍 속에서 한해에 2,000명이 넘는 초등학생들이 유학길에 오르고 영어연수를 위해 4조6,000억원이라는 돈이 투자됐다.
언어는 무형의 상품이다. 선진 각국이 자국어의 세계화에 힘쓰는 것은 언어가 창출하는 막대한 부가가치 때문이다. 언어수요는 문화수요를 동반하고 그에 따르는 상품의 수요로 이어진다. 그래서 선진각국은 언어를 산업차원에서 보호하고 육성하는 정책을 실천하고 있다. 프랑스는 모국어보호법을 제정하고, 일본은 대입 필수과목에서 영어를 제외함으로써 영어의 무분별한 소비를 막고 있다.
그러므로 기능위주가 아닌 기본원리를 이해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하며 필요한 사람만이 선택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특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영어교육에 대한 투자는 효율성을 고려해야 한다.
모든 언어는 형태적인 상이점에도 불구하고 논리상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나라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모든 언어에 대한 기본논리를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이런 지식을 활용하지 않는 외국어공부는 비효율적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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