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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후보와 崔후보(東窓을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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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후보와 崔후보(東窓을 열고)

입력
1998.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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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투표일이 내일로 다가왔다. 선거전은 열을 뿜지만 유권자들은 냉담한 것 같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선거에서 누가 되든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는 시민들이 많다고 한다. 투표율이 전에 없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구청장 시의원 구의원에 누가 뽑힐 것이냐에 대한 관심은 전반적으로 매우 낮다.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에 대해서는 유권자의 한사람으로 고민이 많다. 고건후보는 50년도 더 된 옛날 대학에 들어간 젊은 나에게 논리학을 가르쳐주신 은사님의 아드님이다. 학기말 성적을 95점을 주셨기 때문에 더욱 잊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고후보가 탁월한 능력의 행정가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최병렬후보는 신문사에서 기자로 잔뼈가 굵어진 이고 여러번 만나 이야기할 기회도 있었으므로 그의 사람됨을 잘 알고 있다. 쾌활하고 다부지고 추진력이 있어 한마디로 하자면 사나이다운 사나이, 누구나가 친구로 혹은 선배나 후배로 가까이 두고싶은 그런 인물이다.

그런데 두 후보가 이 험하고 지저분한 선거판에 나와서 서로 흙탕물 끼얹기에 여념이 없으니 선거제도 자체에 회의를 품지 않을 수 없다. 『당신, 군대에 안간 이유가 뭐야』라고 한 후보가 따지고 들면 또 한 후보는 『당신이 가진 땅값이 그렇게 치솟은 걸 보니 분명히 부동산투기꾼아냐』라고 맞선다. 이 나라가 키워놓은 유능한 두 인재들이 서로를 상처투성이의 몹쓸 인간으로 만들려는 것인가.

어떤 유권자는 그 꼴을 보다못해 이렇게 제안했다. 선관위는 선거운동을 감시나 할 것이 아니라 후보자 신청서를 받고 자격심사를 엄격히 하여 두서넛 후보자를 추려낸 후 유권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제비를 뽑아서 당선자를 결정하는 것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유익하겠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그런 소리를 하겠는가.

최후보와 고후보, 누가 되면 어떤가. 이번 서울시장 선거만은 정말 그렇다. 그래도 투표용지에 1번, 2번을 다 찍어주면 무효가 될 것이고! 정말 고민이다.<김동길 前 연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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