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광고에 언론사 등 계좌번호문의 빗발/“사행심 조장하는 신종복권” 뜨거운 논란한 주부의 『1만원에 집준다」는 광고가 폭발적인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1만원 투자가」중 1명에게 6,000만원짜리 집을 준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2일 언론사에는 계좌번호를 알려달라는 문의전화와 「이 방법으로 집을 팔겠다」는 사람들의 상담이 빗발쳤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사는 주부 권모씨는 『2년째 매매가 안되는 가게를 부동산 가격이 더 폭락하기 전에 팔겠다』며 방법을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은행빚에 시달리다 아이디어를 낸 오명순(吳明順·33·서울 구로구 오류동)씨 집에도 하루내내 수백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실제 입금자가 있을지 회의적이었던 오씨는 아침부터 끝없이 이어지는 전화에 『사람들의 관심이 두려울 만큼 많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까지 오씨 예금계좌에 1만원을 송금한 「투자가」가 200명에 달했다. 오씨는 입금자가 7,300명이 되면 1명을 추첨해 집을 넘기고 자신은 모아진 7,300만원으로 전세금 4,000만원을 뽑고 집주인의 부도로 떠안은 은행융자금 3,300만원을 갚는다는 계획이다.
오씨와 동일한 방법으로 1만원을 투자하는 사람이 1만명이 되면 추첨을 통해 6억짜리 8층상가를 주겠다고 광고했던 이영호(李英浩·45)씨에게는 7일간 무려 6,000통 가까운 전화가 걸려왔다. 그러나 실제 입금자는 당첨확률이 낮다고 생각한 탓인지 200명선에 머물렀다. 이씨는 『주위에서 인터넷을 통해 문의받는 방법을 알려주며 격려하고 있으나 응모자가 너무 적어 조만간 해명광고와 함께 돈을 모두 돌려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2억4,000만원의 은행융자금을 끼고 상가를 분양받았으나 월 500만원의 은행이자를 감당할 수 없자 고민끝에 외국영화 스핏파이어 그릴(Spitfire Grill)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국내에 처음 소개했었다.
시민들의 반응과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신종 아이디어사업」 「사행심을 조장하는 신종 복권」이라는 논란도 팽팽하다. 오씨는 『1만원에 집을 소유할 수 있고 나 자신은 전세금과 융자금을 모두 갚아 서로 이득』이라며 『불법여부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화 문의자들중에는 모두가 순수한 의도에 따른 것이라면 법이 간섭해선 안된다는 의견도 많았다.
정주교(鄭柱敎) 변호사는 『당첨되면 1만원의 대가성이 없는 큰 집을 소유하게 된다는 것은 1만원권 복권을 사 수천만원에 당첨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일종의 복표」라고 규정했다. 비록 이 방법으로 돈벌겠다는 것은 아니라 해도 현행 법은 사람들에게 요행을 바라게 하는 행위 자체를 처벌해 죄가 된다는 해석이다. 사행행위 등 규제및 처벌특례법은 허가없이 사행행위(추첨업등)를 할 경우 3년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이하의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현재 법률검토에 들어가 곧 이에 대한 「적법성」여부를 가린다는 방침이지만 전례가 없어 법적용에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사는 사견임을 전제로 『어려운 경제로 생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며 『「규제」라는 부정적 시각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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