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M&A와중 “후보못되면 끝장” 총력/덩치·실속·주가 잣대따라 ‘들쭉날쭉’/영업영역·규모 등 고려 외환·신한銀 주목『리딩뱅크는 우리다. 우선 규모가 크고 풍부한 경험이 있지 않느냐』 『덩치만 크면 뭐하냐. 작아도 내실이 있는 우리가 진짜 리딩뱅크다』
「리딩뱅크(Leading Bank;선도은행)」를 둘러싼 설전이 한창이다. 리딩뱅크를 중심으로 은행권을 완전재편한다는 정부의 방침이 정해지자 은행마다 각자의 특장을 내세우며 「나도 리딩뱅크의 자격이 있다」고 외치고 있다. 리딩뱅크 후보반열에 끼느냐, 못끼느냐에 따라 다가올 인수·합병(M&A) 소용돌이 속에서 먹느냐, 먹히느냐가 판가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 전체가 부실덩어리인 국내은행들을 놓고 리딩뱅크를 따지는 것은 「도토리 키재기」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중구난방식 키재기가 계속되는 것은 「리딩뱅크」의 뚜렷한 기준이 없어 어떤 잣대를 대느냐에 따라 앞선 은행과 뒤진 은행의 판도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선 은행규모로 보자. 큰 것이 능사는 아니지만 적어도 금융권 선도은행이 되려면 일정정도의 규모는 갖춰야 한다. 아무리 알차도 「미니은행」이 「매머드은행」을 인수·합병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총자산기준 은행서열은 외환은행이 단연 1위이고 그 뒤를 조흥 국민 한일 상업 주택 신한이 뒤따르고 있다.
「덩치」아닌 「실속」으로 보면 판도는 또 달라진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4위를 지방은행들이 점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은행들의 높은 BIS비율은 작은 자산규모에 따른 것이고 실제 시중은행중에선 주택 신한 국민 보람 하나은행이 앞서가고 있다. 「양」으론 상위권인 상업 한일 조흥은행은 「질」로는 뒤로 처진다.
가격으로 판단해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M&A란 결국 두 은행간 가치평가의 문제이고 가치는 주가로 나타나기 때문에 해당은행의 값, 즉 시가총액이 리딩뱅크 판단에 유효한 잣대란 것이다. 시가총액 1,2위는 제일·서울은행이지만 1조5,000억원의 정부출자결과이기 때문에 리딩뱅크 후보군에선 제외된다. 다음으론 국민 신한 외환 주택은행 순인데 재미있는 점은 후발소형인 하나은행의 시장가격이 조흥 상업 한일등 기존 대형시중은행보다 비싸다는 점이다.
이밖에 금융경험 경영진의 자질과 능력 선진금융기법 보유등 계량화할 수 없는 요소도 리딩뱅크판단에 빼놓을 수 없다.
한 시중은행임원은 『리딩뱅크는 누가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요소를 고려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부상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특정은행을 염두에 두고 M&A를 밀어붙이기보다는 리딩뱅크에 대한 은행권내 공감대형성이 먼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리딩뱅크 논란에서 기존 「6대 시중은행」개념은 완전히 깨졌고 외환 신한 국민 주택 하나은행의 약진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다만 국민·주택은행이 소매·주택금융으로 특화해있고 하나은행은 규모의 한계로 인해 향후 외환은행과 신한은행의 행보가 가장 주목된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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