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드러나자 결혼 취소학칙이 엄하기로 소문난 미 웨스트 포인트(육군사관학교)에서 남녀 생도가 몰래 결혼, 애까지 낳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30일 졸업, 장교로 임관된 남자 생도 앤더슨 푸케트와 올해 12월 졸업예정인 여자 생도 캘리 워먼은 학칙을 어기고 지난해 비밀리에 결혼했다. 켈리는 남편과 동기생인데 출산을 위해 한 학기를 쉬었다.
이들은 뒤늦게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결혼고수냐, 장교임관이냐」를 놓고 고심하다 결국 결혼을 취소했다. 푸케트는 『장교임관과 마찬가지로 결혼도 내 모든 것을 바쳐야 할 소중한 일이지만 두가지가 조화를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잠시 한쪽을 접어둔다』고 말했다.
웨스트 포인트는 학칙으로 생도의 결혼은 물론 생도간 성적 접촉을 엄격히 금하고 있다.
학교당국은 이번 사건이 196년의 자랑스런 전통에 흠집을 남길 것을 우려, 조용히 묻어둘 태세다. 대니엘 크리스천 교장은 최근 동문회에 보낸 서한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것은 유감이지만 법적으로 결혼이 원인무효가 됐기 때문에 이들을 퇴학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문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유사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이들을 퇴학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이번 기회에 낡은 교칙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팽팽히 갈려있어 생도 결혼파문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박진용 기자>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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