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물건 들기·계단 오르기 등 조심하고/기생충 예방위해 날고기·동물 멀리해야한 생명체가 세상에 태어나는 것만큼 신비롭고 경이로운 일은 없을 것이다. 예로부터 태교와 함께 산모의 몸가짐을 중요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여성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산전(産前)관리가 소홀해진 측면이 있다. 임신부가 주의해야 할 사항을 알아본다.
임신 전기는 태아가 주변환경에 가장 예민한 시기이다. 이 때 함부로 약물을 복용하거나, 술 담배를 하면 기형아 미숙아 정신지체아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 시기에는 산모도 임신에 대한 두려움으로 극도의 정신적 부담을 갖기 마련이다.
또 임신호르몬의 증가에 따른 입덧등으로 정신적, 육체적 곤란을 겪게 된다. 따라서 산모를 정신적으로 안정시키는등 잘 돌봐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임신 4개월이 지나면 입덧, 피로감등이 사라진다. 산모는 불러오는 배에서 느끼는 만족감과 아기의 움직임에서 임신중 가장 행복한 시기를 맞게 된다. 이 때 건강을 유지하려면 충분한 영양 섭취와 수분 공급이 필요하다. 아기의 성장이 빠른 시기여서 불러오는 배 때문에 요통이 심해지거나 종아리와 발에 경련등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은 피해야 한다. 높은 곳을 오르거나 장시간 오래 서 있는 것도 좋지 않다.
임신 후기에 접어들면 태아가 커져 산모는 이미 한 아이를 안고 있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된다. 이 때는 장시간의 여행을 피해야 하며 적당한 운동을 통해 지나친 체중 증가를 막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신체 변화에 깊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배의 진통이 쉽게 가라앉지 않으면 출산을 알리는 진통일 가능성이 높다. 양수가 조기에 터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세심히 관찰해야 한다.
임신중에는 특히 몸 움직임에 조심해야 한다. 절대적 금기는 없지만 임신부의 체형 자체가 균형을 잃기 쉬우므로 무거운 물건들기, 물건 높이올리기, 계단오르기 등은 되도록 동작을 천천히 하되, 보조 받침이나 잡을 수 있는 물건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계속 서서 일하면 부종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틈틈이 누워서 쉬도록 한다.
기생충 예방도 중요하다. 임신부가 고양이나 애완견의 대변을 통해 전염되는 톡소플라즈마라는 기생충에 감염되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도 전염돼 수두증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임신중에는 동물을 멀리 하고 날고기는 반드시 익혀 먹도록 한다. 기분 전환을 위한 가벼운 쇼핑, 집안일, 여행등은 괜찮지만 몸에 무리를 줄 정도면 곤란하다. 컴퓨터를 다룬다고 해서 특별히 유산율이 높아지거나 기형이 발생된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
하지만 장시간 같은 자세로 일하면 배가 압박받아 복통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50분 정도 작업하면 반드시 10분 가량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특히 자동차와 비행기를 이용한 장시간여행은 피해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 1시간에 한 번 정도 가벼운 운동을 하고 안전벨트는 배아래로 매도록 한다.
적당한 온도의 물에서 목욕이나 사우나를 통해 긴장을 완화하는 것은 산모에게 유익하다. 하지만 임신부는 탈수를 견디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온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은 좋지 않다. 임신을 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대중탕을 이용할 경우 감염의 우려도 있다. 커피는 하루 40∼50잔을 마셔야 기형 발생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하지만 적은 양을 마셔도 카페인의 영향으로 불면증, 혈관수축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적당한 운동도 중요하다. 임신 전기인 3∼4개월까지는 임신호르몬의 영향으로 근육과 인대가 늘어난다. 따라서 앞으로의 분만과정이나 출산후 몸조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스트레칭 정도의 가벼운 체조가 적당하다. 임신 중기에 들어서면 비교적 자유롭게 운동을 해도 좋다. 그러나 테니스 탁구 에어로빅등 격렬한 운동과 자전거 승마등 균형을 잃기 쉬운 운동은 피해야 한다.<이정노 포천중문의대 교수·강남차병원 원장>이정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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