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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다이어트/심한 탈수등 부작용 조심(다이어트의 허와 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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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다이어트/심한 탈수등 부작용 조심(다이어트의 허와 실:6)

입력
1998.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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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내지방은 줄지 않고/수분 손실로 일시적 체중 감소/저혈압·동맥경화 위험까지키 168㎝에 체중 82㎏인 김모씨는 몇년 전부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지방간이 있어 치료를 받아왔다. 그는 원래 육류와 기름진 음식을 좋아한다. 하지만 체중을 줄여야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는 가급적 육식을 피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던 김씨가 갑자기 1주일 전부터 좋아하던 갈비, 새우, 닭튀김을 끼니 때마다 먹기 시작했다. 대신 밥과 과일에는 손도 안대고 야채만 조금 먹을 뿐이었다. 그의 식생활이 이렇게 급변한 것은 어느 잡지에서 모재벌그룹 회장이 고기를 실컷 먹고도 살을 뺐다는 이른바 「황제다이어트」에 대해 읽고 난 다음부터다.

황제다이어트란 황제의 식사처럼 육류와 기름진 음식을 실컷 먹고도 살을 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 다이어트법은 20여년 전 미국의 애트킨스박스가 처음 제안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탄수화물의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면 체지방이 분해돼 에너지로 이용되므로 체중이 줄게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체중조절 방법으로 애용돼온 저지방칼로리다이어트와는 정반대의 논리인 셈이다.

20세기에 들어와 비만이 중요한 보건문제로 대두되면서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이 유행하다가 사라졌다. 그 중 하나가 탄수화물의 섭취를 제한하면 체중이 급격히 준다는 저당질다이어트, 즉 황제다이어트다. 황제다이어트라는 명칭에는 육류를 마음껏 섭취한다는 의미가 강하지만, 주된 방법은 탄수화물의 섭취를 극도로 억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황제다이어트를 하면 신체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우리 몸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등 다양한 영양소를 필요로 한다. 만일 탄수화물의 섭취를 하루 100g 이하로 줄이면 소변량이 많아져 체내 수분이 급격히 줄어든다. 이런 현상은 특히 다이어트 초기에 두드러진다. 육류를 비롯한 다른 음식을 충분히 섭취해도 체중은 줄어든다.

하지만 이런 체중감소는 수분 손실로 인한 것일 뿐 체지방의 감소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더욱이 황제다이어트를 계속하면 피로감 증가, 저혈압, 혈액내 요산축적, 입냄새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긴다. 육류에는 동물성 지방이 많이 함유돼 있어 동맥경화의 위험도 증가한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을 움직이는 주연료에 해당한다. 애트킨스박사는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는 것이 비만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탄수화물이 체내에 남아돈다고 해도 지방으로 저장되는 양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소비된다. 반면 지방질 섭취가 증가하면 얼마든지 체지방으로 비축할 수 있다. 또 지방질이 남아돈다고 해서 지방의 소비가 증가하지는 않는다.

즉 황제다이어트의 초기 체중감량 효과는 체지방이 아니라 체수분이 일시적으로 줄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더욱이 이를 장기간 지속하면 체지방이 줄지않는 것은 물론 심한 탈수 등 부작용으로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

복잡한 이론은 다 접어놓더라도 20여년 전 황제다이어트가 탄생한 미국에서 비만증환자의 비율이 세계 최고인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말이 있다. 조금 힘들더라도 식사량과 지방질 섭취를 줄이고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건강하게 체중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지름길이다.<강재헌 인제대의대 교수·상계백병원 비만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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