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木조각으로 반추하는 경쾌한 역사/강용면 ‘전통으로부터의…’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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木조각으로 반추하는 경쾌한 역사/강용면 ‘전통으로부터의…’展

입력
1998.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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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각의 전통이 깊은 우리다. 이승에서의 염원을 담은 동자상과 저승길 동무인 상여 인형 등 일상부터 제의(祭儀)까지 우리 목조각의 전통은 깊다.오래된 나무에 일상의 우리 인물상을 새긴 「역사원년」 시리즈로 주목받아온 조각가 강용면(41)씨가 일상적 소재를 전통 방식으로 제작한 소형조각을 모아 「전통으로부터의 필연」전을 열고 있다. 바닥에 세워 두는 것이 아니라 벽에 거는 조각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10일까지 샘터화랑(02­514­5122).

30∼50㎝ 크기의 작은 조각은 자동차와 비행기같은 현대적 소재, 닭 물고기 새 이순신상 등 민화적 소재와 역사인물 인물이 함께 자리를 했다. 모두 역사의 구성인자들. 이전의 작품이 다소 무겁게 우리 역사를 은유하고 있다면 신작은 경쾌한 방식으로 역사를 직유한다.

전시장 벽면을 가득 메운 목조각은 화려하고 장식성이 강하다. 그러나 결코 경박하지 않다. 끌로 거칠게 다듬어냈지만 조각적 형태미가 야무지다. 조선 백자의 어리숙한 듯 세련된 맛을 닮았다. 선명한 색감은 아크릴 대신 불투명 수채화 구아슈로 표현했는데 수채염료와 나무는 역시 은근하게 어울린다.

가벼운 소재를 작고 예쁘게 표현했지만 목공예품이 아니라 목조각이 되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이전의 작업은 무표정하게 정면을 응시함으로써 작품을 통해 역사를 반추하게 하는 각성의 효과를 주었다. 이전 작업의 그런 무게감 역시 작은 조각 곳곳에서 드러난다. 응달에서 말린 미송과 고옥에서 채취한 나무로 만든 작은 조각 300여점에서 전통에 대한 고집스런 애착이 느껴진다.

제1회 한국일보청년작가 초대전에서 대상을 받았고, 제2회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에 참가했으며 현대 국립현대미술관 독일순회전에 참가중이다.<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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